[인터뷰] 종로서적판매㈜ 서분도 대표 “책을 중심으로 토론과 만남의 광장, 종로서적의 공공적 가치 복원하겠다”
[인터뷰] 종로서적판매㈜ 서분도 대표 “책을 중심으로 토론과 만남의 광장, 종로서적의 공공적 가치 복원하겠다”
  • 박재붕 기자
  • 승인 2016.12.30 15: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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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적’ 상호 논란, 옛 종로서적 직원들과 함께 전 오너家 만나 원만히 해결할것
지난 23일 서올 종로타워 지하2층에 종로서적을 새로 오픈한 종로서적판매(주) 서분도 대표/사진=이태구 기자.

[리더스뉴스/독서신문 박재붕 기자] 서울시내 곳곳에 번화가가 그리 많지 않았던 과거 70~80년대에 친구나 연인과 데이트 장소로 가장 많이 갔던 곳이 종로다.

종로에서 약속이 있을 때면 그냥 무의식적으로 “종로서적 앞에서 보자”고 할만큼 종로서적은 ‘책과 만남’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6월 한.일 월드컵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축구에 가 있을 때 출판계에 큰 사건이 하나 터졌다.

1907년 ‘예수교서회’라는 기독교서점으로 시작해 창립 100주년을 불과 5년 앞두고 있던 종로서적이 경영부도로 쓰러진 것이다.

종로서적 폐업 소식은 당시 출판인들에게 큰 충격이었고, 슬픔이었지만, 그 존재감에 비해 언론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후 종로서적은 사람들의 뇌리속에서 조금씩조금씩 잊혀져 갔다.

그런데 최근 종로서적이 부활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옛 종로서적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갖고 있는 중년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최근 과거 종로서적이 있었던 길 맞은편의 종로타워 지하2층에 종로서적이 새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 종로서적은 과거의 종로서적과는 오너가 다르고, 회사도 전혀 다른 회사다.

다만, 과거 종로거리가 ‘책과 소통, 만남의 메카’로 불릴 수 있게 만든 종로서적의 상징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종로서적이라는 이름만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회사 법인명도 과거에는 종로서적㈜이었으나, 새로 오픈한 종로서적은 종로서적판매㈜다. 대표도 과거 종로서적 공동창업주인 장하구.장하린 형제의 가문이 아닌, 교보문고와 함께 대형서점의 양대산맥인 영풍문고에서 전무까지 지낸 서분도 대표다.

그러나 새 종로서적이 오픈하고 난 지 얼마안된 지난 27일 종로서적의 재건을 누구보다 바라고,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염원을 갖고 있던 출판인들에게 또다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기존 종로서적 대표가 ‘종로서적’이란 상호사용을 놓고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종로서적이 폐업할 당시 대표를 맡고 있었던 장덕연(65세) 씨가 “새로 종로타워에 문을 연 종로서적판매㈜는 예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종로서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서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마치 종로서적이 부활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상업적 기망”이라고 이의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장 전 대표는 장하린 전 공동대표의 아들로서, 지난 2002년 옛 종로서적이 문을 닫을 때까지 최고경영자였다.

본지는 지난 23일 새 종로서적을 오픈하고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종로서적판매㈜ 서분도 대표를 만나 이에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종로서적판매(주) 서분도 대표/ 사진=이태구 기자>

▲ 종로서적을 다시 오픈하게 된 경위는.
“그 동안 출판인이라면 종로서적의 재건을 바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영풍문고에서 임원(전무)을 지내다 지난해 말 퇴직하고 나서 올해 9월 종로타워 지하에 있던 옛 반디앤루이스 서점이 철수하게 됐는데, 한 지인으로부터 그 자리를 의미있게 쓰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한다는 이메일을 받고 ‘종로서적 재창건을 위한 발기인 모임’이 떠올랐다. 그 전에 이미 종로서적 재건을 위한 발기인모임이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곧바로 발기인 모임에 연락해 이런 제안 메일이 왔으니 제가 그 자리에 종로서적을 복원해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오픈 준비에 착수해 지난 23일 개점을 하게 됐다.”

▲종로서적 상호 사용에 대해 옛 종로서적 오너가(家)와 사전에 얘기는 했나.
“국내 출판계의 원로이자, 발기인 모임 멤버 중 한 분인 김언호 한길사 대표님에게 서점 오픈과 관련해 얘기를 했고, 김 대표님도 축하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또 장덕연 전 대표와 직접적인 얘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김언호 대표님을 통해 오너 가(家) 분과도 종로서적 오픈에 대한 얘기를 전달했다.”

▲ ‘종로서적’ 상호 문제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는데, 앞으로 계획은.
“새 종로서적을 오픈하는 과정에서 옛 종로서적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이들과 함께 장 전 대표를 만나 새 종로서적의 개점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고, 좋은 결론을 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서점 개점 준비과정도 쉽지는 않았을 텐데.
“현재 종로타워 건물주인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이 건물의 용도를 ‘종로의 상징’을 복원할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 개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설지원 등 매장 운영에 대한 많은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앞으로 매장 운영계획은.
“과거 종로서적의 공공적 가치를 되살려 단순히 책만 파는 서점이 아닌 소통과 토론의 광장으로 만들어가겠다. 책을 중심으로 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과거 종로서적의 위상과 역사적가치를 이어가겠다. 매장은 주제별로 책을 분류한 테마존, 46석의 긴 테이블과 1인용 부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조명으로 장식됐다. 옛 종로서적과는 달리 북카페를 연상시켰다. 팬시점 아트박스와 공차, 카페마레, 주시브로스 등 식음료 매장이 지하 2층의 절반을 차지한다.”

▲ 종로서적판매㈜의 향후 경영목표는.
“돈벌이로만 생각하면 서점은 절대 못하는 사업이다. 특히 ‘책을 사랑하고, 서점을 운영하겠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영업이익률이 낮은 사업이다. 앞으로 직원들에게 따뜻한 점심식사 한 끼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 소박한 경영목표다.”

▲ 대표님의 개인적인 약력은.
“지난 2003년 영풍문고 강남점장(부장급)을 시작으로 기획이사, 총괄 임원(전무)까지 하면서 영풍문고 전국 25개 영업점 중 23개를 오픈했다(재직 당시 기준). 그러면서 영풍문고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작고하신 부친도 한국고전번역연구원의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의 초대 간부를 지냈던 분으로 ‘출판인 2세’로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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