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기의 ‘손에 잡히는 국어 문법’]4- 국어 시간 표현
[노환기의 ‘손에 잡히는 국어 문법’]4- 국어 시간 표현
  • 독서신문
  • 승인 2017.01.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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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 시리즈는 국어 문법의 여러 영역들 중 일반인들과 취업 및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평소에 혼동하고 있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쉽게 이해하도록 우리말과 글의 규칙들을 정리하는 데에 주안점이 있다. 주된 시리즈 내용은 크게는 문장, 문법 요소, 단어, 음운, 어문 규범, 국어사(중세국어) 영역들이고 영역별 세부 내용은 핵심적인 부분들을 중심으로 한다.

수능 국어 문법 시험과 공무원 9급 7급 국어 문법 시험 및 대기업 공기업 직무적성검사 학사장교 ROTC 지적능력평가 언어능력 시험 육 해 공 군 부사관 지적능력평가 언어논리력 시험 한국어능력시험 교사 임용 고시 국어 시험 등에서는 국어 문법 문항수가 상대적으로 다른 문항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미세한 이해도의 차이 때문에 오답의 여지가 많은 만큼 변별력이 높다. 시리즈는 이같은 시험들에서 수험생들이 많이 틀린 부분들을 중심으로 정리를 하고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필수 내용들도 제시해 줄 것이다. <편집자>
     
시제란 문법 요소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와 같은 시간을 구분하는 문법 범주인데 대개 시제는 말하는 시점인 발화시를 기준으로 동작이나 상태가 놓이는 시점인 사건시의 선후 관계에 따라 과거 시제, 현재 시제, 미래 시제로 나뉜다.

그리고 발화시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 시제와 달리 사건시를 기준으로 하는 시제를 상대 시제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문서 정리를 하는 선생님을 도와 드렸다.’에서 ‘하는’이 현재 시제로 표현된 것은 ‘도와 드렸다’의 사건시인 과거 시제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 시제에서 현재이기 때문이다.

과거 시제란 어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이 말하는 시간보다 선행하는 시제를 말하는데 과거 시제는 선어말 어미와 관형사형 어미, ‘어제’, ‘옛날’과 같은 시간 부사어를 통해 실현된다. 선어말 어미 ‘-았-/-었-’은 음성적 환경에 따라 ‘오’, ‘아’ 계열 어미에서는 ‘-았-’, 그 이외 어미에서는 ‘-었-’, ‘하-’에서는 ‘-였-’으로 실현되면서 동사, 형용사 그리고 서술격 조사의 과거 시제를 표시한다.

과거 시제는 ‘-았었-/-었었-’을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이 형태는 “우리 친구들은 비빔밥을 ‘먹었었다’.”와 같이 먼 과거 그리고 현재와는 단절된(현재 그렇지 않은) 상황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문장은 “우리 친구들은 비빔밥을 먹었었지만, 지금 우리는 먹지 않는다.”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 ‘-더-’는 “해수욕장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더라’.”에서와 같이 말하는 이가 과거에 실제 경험한 일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내가’ 행진을 하고 ‘있더라’.”와 같은 경우는 비문인데 이는 1인칭 주어 사용에  ‘-더-’ 쓰임에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어서 “그 때 ‘난’ 헤어진 친구 생각이 ‘나더라’.”처럼 내적 경험을 나타내는 용언이 사용되거나 스스로의 행동을 객관화하여 표현할 경우에는 사용상의 제약이 해소될 수 있다.

관형사형 어미 ‘-(으)ㄴ’은 “어제 내가 산 ‘물건은’ 원하던 것이 아니다.”의 경우처럼 동사의 과거 관형사형을 표시하며 동사와 어울려 완료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한편 “당시 ‘학생이던’ 김 군이 이제는 결혼했다.”의 관형사형 어미 ‘-던’은 과거 관형사형으로 동사와 형용사, 그리고 서술격 조사에 두루 사용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양상을 표현한다.

과거 형태가 사용되었다고 해서 언제나 과거 시간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었-”은 경우에 따라 현재나 미래 시간과도 깊은 관련을 가진다. “이제 서울 다 ‘왔다’.”는 거의 도착한 현재 상황이고, “너 앞으로 학교에는 다 ‘갔다’.”는 학교에 가기 어렵게 된 미래 상황이며 ”논쟁이라도 한 번 ‘했으면’ 좋겠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의미를 지닌다.

현재 시제란 어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이 말하는 시간과 일치하는 시제를 말한다. 현재 시제는 선어말 어미와 관형사형 어미, ‘지금’과 같은 시간 부사어를 통해 실현된다.

우리만의 현재 시제는 동사의 경우 선어말 어미 ‘-는-/-ㄴ-’이 사용된다. 그러나 형용사와 서술격 조사에서는 언제나 선어말 어미 없이 현재 시제가 표시된다. “운동을 ‘하는’ 철수”처럼 동사에서는 음성적 환경과 무관하게 관형사형 어미 ‘-는’이 사용되고, “마음씨가 ‘좋은’ 그 사람”이나 “아주 ‘한가한’ 어머니” 그리고 “‘한국인인’ 그 사람”의 경우처럼 관형사형 어미 ‘-(으)ㄴ'은 현재 관형사형으로 형용사와 서술격 조사에서는 음성적 환경에 따라 ’-은‘(자음 뒤)과 ’-ㄴ‘(모음 뒤)으로 바뀌어 사용된다.

한편 “지호는 지금 수제비를 ‘먹습니다’.”같은 경우처럼 종결어미 ‘-습니다’는 특별한 선어말 어미 없이 현재 시제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달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나 “생명체는 숨을 ‘쉰다’.”, “난 돌아오는 주말에 영화를 ‘본다’.”의 경우처럼 현재 형태는 보편적인 사실과 미래에 예정된 일을 나타낼 때에도 사용된다.

미래 시제란 말하는 시간 이후에 일어날 사건을 표시하는 시제를 말하는데 미래 시제 역시 선어말 어미와 관형사형 어미, ‘내일’과 같은 시간 부사어를 통해 실현된다. “조금 있으면 철수가 ‘도착하겠다’.”나 “너도 내 나이가 되면 키가 무척 ‘크겠다’.”, “철수도 내년이면 ‘대학생이겠구나’.”처럼 선어말 어미 ‘-겠-’은 동사, 형용사, 서술격 조사 등 다양한 요소와 어울려 미래를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내일이면 서울에 ‘다다르리라’.”의 경우에는 선어말 어미 ‘-(으)리-’는 ‘-(으)리다.’, ‘-(으)리-라’, ‘-(으)리까’, ‘-(으)리니’ 등의 한정된 표현에서 사용되며 예스런 의미를 지닌다.

한편 “학교에 ‘갈’ 사람은 모두 모여라.”나 “오늘은 ‘더울’ 거야.”, “조금만 있으면 ‘성인일’ 다 큰 애가 말썽을 피우네.” 등의 경우처럼 관형사형 어미 ‘-(으)ㄹ’를 통해서도 미래가 표현될 수 있다.

노환기

시제와 관련된 범주로 동작상이 있다. 동작상이란 발화시를 기준으로 동작이 진행되고 있는지, 완료된 것인지 등 동작의 구체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문법 요소를 말한다. 우리말에서 동작상은 보조적 연결 어미와 보조 용언의 결합 및 연결 어미에 의해 표현된다. 예를 들어 “철수는 극장에 ‘가고 있다’.”는 보조격 연결 어미 “‘-고’+‘있다’”에 의해 동작의 진행상을 표시하고 있고 “옷이 다 ‘말라 간다’.”에서는 보조격 연결 어미 “‘-아’+‘가다’”에 의해 동작의 진행상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우리는 과제를 다 ‘해결해 버렸다’.”는 보조적 연결 어미 “‘-어’+‘버리다’”에 의해서 완료상이 표시되고 있고, “영수는 극장에 ‘가 있다’.”는 보조적 연결 어미 “‘-아’+‘있다’”에 의해 일이 긑난 후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완료상을 표시한다.

하지만 동작상은 특정 시제와는 무관한데 동작상인 진행상과 완료상이 놓이는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 모두 가능하다.

<글= 노환기 스카이입시교육 원장 (서울대 국어교육과 졸 / 전 EBS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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