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유머와 눈물, 중국 베스트셀러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메트로 북’] 유머와 눈물, 중국 베스트셀러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6.10 14: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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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북’을 시작하며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지하철 승객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출퇴근길 독서를 권한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권할까. 독서신문은 이런 고민 끝에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 기획물을 연재한다. 일명 ‘메트로 북’이다. 책 선정 기준은 우선 작고 가벼워야 한다. 그래야 핸드백에도 넣을 수 있어 갖고 다니기 좋고 지하철에서도 옆자리 승객에 불편을 안 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딱딱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가벼운 에세이, 유머가 있는 소설,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 등이 좋다. 출판사와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란다. <편집자>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다빙 지음 │ 최인애 옮김 │ 라이팅하우스 펴냄 │  292쪽 │ 13,000원 (가로 127㎜x세로 188㎜)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한 손에 웃음, 다른 손엔 눈물을 들고 이야기 사냥에 나섰다는 압도적 신예의 등장! 이렇게 출판사 라이팅하우스는 중국 작가 다빙을 소개하고 있다.

다빙의 책은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다빙은 단 세편의 작품만으로 500만부 이상 판매고를 기록, 중국 부호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소설집은 최근 출간한 『당신에게 고양이를 선물할게요』와 한쌍을 이루는 작품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실존인물이다. 1980년 이후 세대다. 이른바 소황제로 불리며 나약하고 이기적인 이미지로 묘사되곤 하지만 이 책 주인공들은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진’ 중국의 현실 앞에서 절망하고 포기하는 대신 희망을 찾아 여행을 선택한다. 작품들 중 표제작인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도다」를 요약 소개한다.

한 손에 웃음 다른 손엔 눈물
중국 신예 다빙의 실존 인물 소설
대륙 10여년 돌며 채집한 생생 스토리

* 주인공 이름은 ‘희소’다. 작가가 처음 만났을 때 희소는 이미 중천에 뜬 태양같은 스타였고 작가는 이름마저 생소한 신인이었다. 이렇게 기우는 우정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희소는 작가를 이해하고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마치 형처럼. 작가는 늘 희소를 이름으로 불렀지, 형이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늘 큰형을 자처했다. 희소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고 늘 자신을 낮추며 말한다.

처음 문단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작가는 매우 힘들었다. 원고를 받아주는 출판사가 하나도 없었다. 심장을 토해내는 심정으로 수만 자 글자를 써냈지만 퇴짜였다. 먼지만 쌓여 갔다.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려 도움을 요청했다.

작가 다빙. 자칭 왼쪽 얼굴 미남이다.

다들 입으로는 열심히 해보라고 하면서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세상만사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을 꼽으라면 단연 ‘다음’과 ‘나중’일 것이다. ‘다음’이라는 말이 나오면 감감무소식이고 ‘나중’이라는 말 뒤에는 후속 진행사항 없음이 뒤따른다.

그러던 어느날 유명 편집자가 직접 찾아와 출판계약서에 사인하자고 한 것이다. 책은 놀랍게 팔렸고 서점 순위차트를 휩쓸었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친구들은 부르지 않았지만 단 한명 나타났다. 희소였다. 홀 옆 한 방에 들어간 희소는 “정진하시오, 형제”라고 말했다. 행사에 맞춰 작가는 한 시간 넘게 자리를 비우고 돌아오다 그 방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안에서는 희소와 편집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틈으로 편집장 목소리가 들렸다. “희소 형님 덕분에 좋은 작가 발굴했습니다. 그때 추천해주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희소는 그러나 피로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나중 안 일이지만 일 때문에 먼 지방 도시에 있던 희소는 일부러 비행기를 타고 2천㎞를 날아왔다 잠깐 작가를 만나고 다시 먹지도 못하고 2천㎞를 날아갔다.

희소는 결혼한 적이 있었다. 두 번이나. 첫 결혼식은 한 생명과 한 여자를 구했다. 어느날 희소의 대학동기 여자가 “희소, 나 지금 엄청난 곤경에 빠졌어. 도와줘”라고 했다.

그녀는 자동차 사고로 남자친구를 잃었다. 이미 뱃속에는 그 남자의 아기가 자라고 있었다. 미혼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언론계에 있는 그녀는 해고될 게 뻔하다.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빨리 누군가와 결혼해야 한다.

그녀의 하소연에 희소가 대답했다. “그래,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가자” 여자는 한 달 후에 이혼해주겠다고 했지만 희소는 남편처럼, 보모처럼 옆을 지켰다. 4년뒤 이혼했다. 이혼수속 공무원은 “이혼하러 와서 이렇게 사이좋은 부부는 처음 본다”고 했다. (후략)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5호(2017년 6월 12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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