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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김영균 교수 "프랜차이즈 횡포, 공정위 특단조치 필요"

기사승인 2017.07.06  21: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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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프랜차이즈가 이런저런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가맹본부가 주로 말썽이다. 왜 프랜차이즈는 끊임없이 말썽이 생길까.

우리나라에 프랜차이즈가 본격 소개된 것은 20년이 안된다. 유통업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신생 중 신생, 갓난아기다. 프랜차이즈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두가지. 가맹본부에 문제가 있거나, 가맹점에 문제가 있을 경우다.

우리나라엔 거의 가맹본부에 문제가 있어 세간에 오르내린다. 특히 가맹본부에 문제가 생기면, 업주에게 도덕적 문제 등이 생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에게 돌아간다. 이래서 프랜차이즈가 도마에 오른다.

왜 유독 우리나라만 ‘엉덩이 뿔난’ 프랜차이즈가 출몰할까. 이 문제 원인 진단은 가볍게 시작했지만 뿌리는 중소기업 문제부터 대졸자 취업 문제를 거쳐 정부의 입시 정책 등에 고루 퍼져 있다.

한국적 고질병 같다는 말도 된다. 프랜차이즈 규제법을 만들고 진흥법도 만든 ‘프랜차이즈 법 원조’ 김영균 대진대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의 말머리는 우리나라 경제 사회 등 종횡무진 거침이 없었다.

김영균 대진대 교수. 사실상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법을의 '산파'다. 김 교수는 프랜차이즈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단호한 정부 당국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법을 알려면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을 만들어 달라고 김 교수에게 부탁했다. 당시에는 프랜차이즈 개념이 없었다. 있다면 다단계 판매 개념 정도였다.

김 교수는 대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파격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의 법으로는 규제하는 데 한계 있다”고 말한다. 포문이 열리는 느낌이다. 정작 법을 만든 당사자가 왜 이런 말을 꺼낼까. 법에 문제가 있나. 다음은 일문일답.

- 법 만든 지 16년, 그 사이에 많이 바뀌었나

“많이 달라졌다. 다만, 법을 만들 때 이 정도면 규제가 꽤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시간이 흐르니 다른 식으로 법망을 피해가면서 또 다른 피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가맹본부가 기묘한 트릭을 쓰는 거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자체가, 가맹본부가 직접 시스템을 짜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 점을 받아들여야 하는 가맹점은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 가맹점의 피해라면 어떤 것들이

“본부가 이익 자체를 많이 가져간다. 로열티, 상호상표권 등 너무 일방적이다. 프랜차이즈에 관해 학자로서 오랜 세월 연구해 왔는데 폐해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 논문을 열심히 써도 가맹본부들은 교묘하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한다.

우리 법이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완벽하고 철저하게 규제하는 편이다. 뉴욕에도 한국 규제법이 가장 강하다고 적시돼 있다. 그런데도 그 거미줄을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일본은 고시와 지침, 딱 2가지 정도인데도 잘 지키고 있다.

국민성이 정직한 편이다. 신뢰 관계가 확실하다. 또, 평판이 나빠지면 끝이다. 분유 속에서 유리가루가 발견됐던 모리나가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 점주들은 늘 당하는 입장이다. 해결책 없나

“본부가 만드는 시스템으로 불가항력적 요소가 있다. 그리고 본부 측은 점주한테 시혜 베푼다고 생각한다. 로열티, 가맹비를 받으면서 본부 자금은 거대해진다. 그 돈으로 직원 운영하고 연구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 미국은 프랜차이즈를 본부와 점포의 공동사업으로 보기 때문에 출발점이 다르다”

- 이런 배경에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약한 게 문제다. 고용해야 할 인구들이 중소기업 못 가 자영업으로 가고 있다. 과당경쟁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자영업을 하면 6개월 못 버티고 무너진다. 밥 장사는 60% 망하고, 3개월 못 버틴다는 통계가 있다. 그래서 대기업, 중소기업이 사람들 고용해야 한다. 자영업 망하면 노점상으로 간다.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 중소기업이 관건이군요. 동감입니다만, 새로운 정부에선 중소기업 육성의지가 강한 것 같은데요

“중소기업 육성하려고 다른 나라도 다 시행착오 거쳤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불공정거래 하는 게 큰 문제다. 중소기업이 인재 육성할 수 없는 구조가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경제뿐 아니라 다른 많은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고용 흡수가 안 되다 보니 학력 인플레를 부르고 이는 청년실업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학력차별 방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몇몇 정치인들도 대학진학률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 의견이긴 하지만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벌의식도 없애야 한다”

학벌의식과 관련해 김 교수는 예를 들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실업고를 많이 육성했다. 장학금을 줬기 때문에 가난한 수재들이 많이 갔다. 58년 개띠들이다. 이들은 졸업 후에 전부 대학을 갔고 변호사가 됐다.

즉, 직장에 들어간 실업고 출신들은 보이지 않는 학벌의 벽을 이기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하기에 이른 것이다. 산업화의 주역, 한강의 기적의 주역들이었지만, 학벌의 벽은 여전했다는 뜻이다. 일부의 예이지만, 현대 한국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들추는 뼈있는 지적이 아닐 수 없다.

- 그러면 중소기업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정희 정부 때부터 40년 동안 육성하자고 말했는데 안 됐다. 문제점도 해법도 논문에 있지만, 안 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중소기업 경영자들 경영 마인드가 많이 부족하다. 기업을 키우겠다는 문제의식이 별로 없다. 꿈과 비전을 주지 못한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직장에 가지 않으려 한다. 우수한 사람 안 가니까 R&D 안 된다. 인건비 차이에 고용도 불안정하니 인재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어느 대통령 선거 후보자가 그랬듯이 50만원씩 인건비라도 지급해야 할까요?”

- 기업가 정신이 없어진 것 같다. 돈만 좇는 건가?

“예전에는 구멍가게라도 친절본위, 신용본위 등을 마치 포스터처럼 붙여 놓았다. 작은 가게지만 나름대로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기업으로 치면 기업가 정신, 기업보국이라는 말과 같은데 지금은 없어졌다. ‘정신’도 없고 ‘보국’은 더 없다. 일방적으로 이익 많이 얻어서 많이 가져가려고만 하는 것 같다.

돈이 다가 아니다. 우리와 일본을 비교해보자. 우리는 일본 사람을 일방적으로 욕만 할 게 아니라 신용과 평판을 배워야 한다. 일본인들은 정직하고 평판을 매우 존중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프랜차이즈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국민 정직성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생각 든다. 관련된 책을 내볼까 싶다”

이야기는 어느덧 경제민주화까지 흘렀다. 김 교수는 단언했다. “경제민주화 핵심은 국민통합이다. 이를 위해 안보차원에서라도 경제적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그동안 보수 정권은 각종 차별 해소를 소홀히 해왔다. 초법적으로라도 해야 한다. 격차 해소 못하면 국가 존재 가치 없다”

상법 강의 듣는 마음으로 시작한 인터뷰가 국가 아젠다로 발전했다. 김 교수 상법은 강의실에만 있지 않았다. 현실이 곧 상법이고 상법이 곧 국가였다.
/ 엄정권·이정윤 기자, 사진=이태구 기자

엄정권 기자 ta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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