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불량’에서 ‘한류’상품으로…고속도로 휴게소의 고속 성장 이야기 『고속도로 휴게소』
[리뷰] ‘불량’에서 ‘한류’상품으로…고속도로 휴게소의 고속 성장 이야기 『고속도로 휴게소』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8.29 13: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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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보기 드문 책이 나왔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이젠 이런 책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맞춰 나왔다. 그러나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고속도로 휴게소』라는 책이다.

저자 배종엽은 도로공사에서 잔뼈가 굵고 휴게소 선진화에 앞장 선 전 도로공사 휴게시설 처장이다. 정년 뒤에는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 상임부회장을 최근까지 지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역사와 특히 휴게소 역사를 보는 것은 특이한 경험이고 우리 문화의 또 다른 면을 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준다. 책 부제로 달아놓은 '비우고 채우는 길 위의 오아시스'라는 표현이 재치있다.

월드컵 준비에 바빴던 1999년 국회 상임위에서 어느 의원님의 질타가 시작됐다. “휴게소는 가격도 비싸고 서비스는 엉망이며, 먹을거리도 변변치 않고…. 휴게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설입니까” 한국도로공사 사장님께서 답변하셨다. “시간을 주시면 휴게소를 혁명적으로 바꿔 놓겠습니다” <30쪽> 그래서 휴게소는 ‘혁명’되기 시작했다.

그 혁명 대상은 첫째 상품 가격인하다. 전체 상품 가격을 20% 인하하고 특히 강조한 것은 화장실 개선이었다. 얼마 전 TV에 출연한 한 MB정부 실세는 새 정부들어 사표를 낸 도로공사 사장의 치적을 말하면서 특히 화장실 개선을 꼽았던 기억이 기자에겐 선명히 남아 있다.

화장실 개선은 난제였다. “역한 냄새와 지저분한 화장실을 꽃과 그림이 있으며, 음악이 흐르고 향기가 나는 화장실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33쪽> 화장실에 카페트를 깔고 꽃을 꽂았더니 번번이 꽃이 사라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꽃이 없어지는 일은 점차 사라졌다. 화장실 휴지고 마찬가지. 초기엔 없어지는 일이 잦았지만 점차 줄어들었다.

고속도로 이용에 먹는 재미가 빠질 수 없다. 저자는 간식 베스트 10을 꼽았다. 1위는 전국 휴게소에서 1년에 500억어치 팔린 호두과자다.

2위는 핫바 400억, 3위 어묵 320억, 4위 오징어 220억, 5위 만두 200억, 6위 핫도그 150억, 7위 통감자 85억, 8위 만주 50억, 9위 떡볶이 50억, 10위 토스트 30억 순이다. 호떡 25억, 크로켓 16억, 샌드위치 16억, 쥐포 10억, 단밤 6억, 햄버거 2억이 뒤를 잇고 있다.

휴게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결론적으로 휴게소 운영은 적정한 이윤을 볼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은 아니다. 보통 매출액의 2~3% 정도가 휴게소 수익이라고 보면 된다. 리스크가 적고 외상이 없어 많은 업체가 운영을 희망하고 있다. 입찰을 통해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으며 경쟁률은 보통 10~20대1이다” <246쪽>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186개. 경부고속도로에는 34개가 있다. 초창기 12개에 비해 엄청난 증가다. 2020년이면 고속도로 전체길이가 5천킬로미터에 달한다. 지난해 8월말 현재 4193킬로미터다. 우리 휴게소는 이미 중국 길림성에 수출돼 8개 운영되고 있는 ‘한류’상품이다.

휴게소 초창기엔 손님들이 너무 없어 손님이 오면 전직원이 나가 인사를 했다는 말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처럼 아득하다. 이제 휴게소는 ‘청결 위생 상품’이 돼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글로벌 현장을 우리는 고속도로에서 보고 있다. / 엄정권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  
배종엽  지음 | 우현미디어 펴냄 | 300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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