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특별 인터뷰-원희룡 제주지사] 북 투게더 ‘책 읽는 대한민국’- 추천 책 『에너지혁명 2030』 『순이 삼촌』

기사승인 2017.09.18  11:24:46

공유
default_news_ad2

[독서신문] 1982년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은 제주도가 배출했다. 서울이나 뭍은 물 건너 그를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그는 더욱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그를 낳아준 것은 제주의 바다, 그를 키워준 것은 제주의 바람 , 그를 묵묵히 지지하고 지켜본 것은 제주의 돌이었다.

뭍에서 목청을 높이던 그를 부른 것은 바로 변함없는 제주의 바다, 바람, 돌이었다. 그는 제주로 돌아와 65만 도민과 함께 제주살림의 희로애락을 나누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다.

학력고사 수석 때 독서신문이 그에게 백과사전 한 질을 선물했으니 독서신문과 원 지사의 인연은 무척 오래 거슬러 올라간다. 원 지사에게 독서신문이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책 읽는 대한민국' 동참을 부탁했고 원 지사는 기꺼이 화답했으며 추천하는 책 『에너지혁명 2030』 『순이 삼촌』을 직접 소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두 딸을 둔 아빠이기에 『82년생, 김지영』을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서점하다 폐업, 집 창고에 책 가득
책 읽고 학교에서 친구들에 이야기 해 줘
저절로 책 내용 요약 능력 생겨 공부에 도움
학력고사 수석 때 독서신문이 백과사전 선물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시 좋아하고
신영복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명

『에너지혁명 2030』 제주 정책과 같아 공감
4·3 다룬 『순이 삼촌』은 잃었던 역사 되살려

도지사 공관 일부 북카페 변신해 10월 공개
독서강사 파견 학교서 '하브루타' 운동 활발

- 먼저 독서신문 독자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린 시절 가난이 친구였고 장난감은 책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서점을 경영하시다 폐업한 덕분(?)입니다. 친구에게서 딱따구리 문고와 그레이트 북스 시리즈 같은 전집을 빌려 읽곤 했습니다. 1982년 전국 학력고사에서 수석을 차지했을 때 독서신문에서 백과사전 한 벌을 선물해줬습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 나던 새 종이와 잉크 냄새, 책장에 열 지어 꽂아 놓고 괜스레 뿌듯해 하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합니다.
책은 제 인생의 소중한 길잡이입니다. 시공을 초월해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한 독서는 내면세계의 지평을 넓혀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 읽기를 장려하고, 마음의 양식이 될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독서신문은 우리들을 맑은 영혼의 세계로 인도하는 나침반이 아닐까요. 35년 만에 다시 만난 독서신문과 독서신문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 제주도지사를 맡으신 지 4년째입니다.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좋아합니다. 연탄이 완전하게 연소하면 곱고 하얀 재가 됩니다. 연탄은 본래의 쓰임을 다하고도 재가 되어 또 누군가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 줍니다. 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과 경험을 사회, 우리, 공동체를 위해 ‘완전 연소’하는 것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제주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불꽃이 되는 심정으로 노력했습니다. 제주의 청정한 자연, 독특한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워 ‘더 큰 제주’를 위해 지킬 건 지키고 바꿀 건 바꾸는 대전환을 꾀했습니다. 이 과정에 도민 참여를 높이고, 혜택이 도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 도정을 수행하면서 어려웠던 일과 기뻤던 일을 꼽아주신다면?

"도민과 함께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비전과 방향성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여러 분야에 적용해나가고 있는데요. 급성장에 따른 여러 가지 통증을 해결하면서 개발과 보존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난개발에 제동을 걸고, 가이드라인을 정해 강도 높게 관리했습니다. 농지기능 관리 강화, 불법 토지 쪼개기 규제 등을 통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화했습니다.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전기차·신재생 에너지 정책 등 도민 행복에 초점을 맞춘 생활밀착형 프로젝트들도 역점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제주의 내일을 위해 오늘의 불편을 이겨내고 있는 도민 덕분입니다. 제주 발전을 위해 저와 동행해주시는 도민들께 늘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현장을 뛰고 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자연을 지켜서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은 예전보다 강해졌지만, 막상 자기 일이면 입장이 달라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개발과정에서 이해관계에 있는 분들이 다른 건 제한하더라도 우리 것은 풀어줘야 한다거나 다른 건 보존해도 나의 재산권은 행사하겠다는 식이죠. 청정과 공존은 남들이 해주고 나와 이해관계가 없을 때 소리를 높이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참여하고 도와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제주다움을 가꿔나가려면 더욱 많은 참여와 한발 물러서는 배려와 양보가 필요합니다"

- 제주도와 관련해 최근 중국 관광객의 격감이 주요 이슈입니다. 현지 사정은 어떠한지요?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숙박업소와 면세점, 음식점, 전세버스 등 관련 업체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다행히 내국인 관광객이 어느 정도 공백을 메워주고 있지만 중국의 제재가 장기화 될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업체에 대한 지원과 함께 항공 접근성과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을 비롯해 유럽과 미주권 관광객이 늘어났고 특히 일본인 관광객은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었습니다. 대중교통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하고, 관광종합지원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등 개별관광객 편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자연, 특별한 체험, 휴양 등 관광콘텐츠와 친절 서비스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바람이 두려워 문밖으로 나서지 않으면 영원히 제자리를 맴돌게 됩니다. 제주관광의 체질 개선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기를 중국 저가 관광의 폐해를 뿌리 뽑고, 제주관광의 질을 높이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선용하고자 합니다"

- 제주도청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더 큰 제주’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더 큰 제주'는 단순히 인구와 면적의 크기를 넘어 제주가 본래 갖고 있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키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제주는 규모가 작은 변방의 섬이었다면 지금은 육지부와 떨어져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깨끗한 자연과 독특한 문화가 보존된 보물섬이 됐습니다.

이런 제주의 매력 때문에 세계인이 오고 싶어 하는 곳,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핵심적인 곳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제주에 감동하는 사람들까지 포용해 제주를 소통과 미래가치의 중심으로 함께 키워 나가기 위한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청정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에너지·교통·ICT기술을 융합한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연고를 따지는 작은 궨당 문화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궨당인 공동체적 인식의 변화를 추구합니다. 더 큰 마음으로 막힌 마음을 뚫고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세계적 연계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른 문화, 다른 생각, 다른 사람들을 묶어 제주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한다면 제주의 크기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지사께서는 평소 책을 많이 읽으시는지요? 최근 읽으신 책은 무엇인지요?

"저는 두 딸의 아빠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직 해소되지 않은 여성 차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 문제를 겪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제가 국회의원일 때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는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터 11호’라고 쓰여진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한국여성재단에서 딸들의 미래를 위해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일터라고 붙여준 것입니다.

제주는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은 섬이죠. 제주의 대표적 여성문화인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고, 제주도는 지난해 여성친화도시로 재지정 되는 영예도 안았습니다.

일과 가정 양립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제주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제주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곳인가, 해녀문화와 김만덕 할머니 정신에 빛나는 제주여성들이 과연 행복한 곳인가 말입니다.

내 딸들이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 억울하지 않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대우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런 사회를 제주의 딸, 이 시대의 모든 딸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다시금 느낍니다"
 
- 독서신문 독자를 위해 추천도서와 추천이유를 부탁드립니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전문가인 토니 세바가 제주를 찾은 건 지난 2015년 말입니다. 그가 쓴 『에너지혁명 2030』은 제주의 정책 방향과 같아 더욱 공감됐습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모든 전력 생산은 신재생 에너지로, 자동차는 전기차로 전환하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혁명 2030』
토니 세바 지음 |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 펴냄 | 384쪽 | 15,000원

이 책은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가 화력·원자력 발전이 따라 올 수 없을 만큼 저렴해지면서 신재생 에너지 시대가 열린다고 주장합니다. 토니 세바는 저와 직접 만난 자리에서 제주 모델을 가장 높게 평가하며 세계적인 흐름은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에너지의 판이 바뀌는 시대, 전 세계가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저의 목표에 확신을 주었습니다. “붕괴는 파도처럼 다가온다.”는 책의 한 구절은 미래에 몰아질 에너지 혁명에 대한 경각심을 줍니다. 그리고 제주의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켜 안전판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준 책입니다.

『순이 삼촌』  
현기영 지음 | 창비 펴냄 | 372쪽 | 13,000원

제주시 동쪽 고즈넉한 해안에 자리잡은 북촌리. 음력 12월이면 집집마다 통한의 제를  올립니다. 4·3의 광풍이 휘몰아치던 1949년 이 마을 주민 300여 명이 무참히 학살당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처참했던 상황은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에서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4·3은 30여 년간 금기의 대상이었습니다. 『순이 삼촌』은 권력과 금기에 맞서 잃어버렸던 역사를 되살린 작품입니다. 집단학살의 현장, 여기서 살아남은 순이 삼촌이 무너지는 모습들. 연좌제의 그늘 아래 살아남은 사람은 진정 살아있는 걸까요?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희생된 민초들을 위해서는 진정으로 큰 해원이 필요합니다.

내년이면 4.3 70주년을 맞습니다. 유족의 한 사람으로 4·3이 대립과 갈등을 화해와 상생으로, 더 나아가 지구촌 평화와 인권의 미래가치로 뿌리내리길 희망합니다. 현기영 선생님이 전하는 4·3의 역사적 진실이 전하는 묵직한 울림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학생 시절 또는 젊어서 하는 독서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사님께선 어떠셨는지요? 개인적인 경험 등을 예로 들어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린 시절 집 한 켠 창고에 책이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서점을 하시다가 그만둔 까닭입니다. 서점을 접고 과수원을 일구기 시작하면서 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과수원 볕 바른 곳에 누워 창고에 있던 책을 한 권씩 읽어가며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저녁밥 군불 때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아궁이 앞에서 책 읽는 것도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다 매캐한 연기 속에 갇힌 적도 있습니다. 또래보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지만 특별히 지식을 쌓거나 남다른 간접 경험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시나브로 집중력이 생겼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저를 둘러싸고 제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곤 했습니다. 제가 읽은 책을 친구들에게 이야기 형식을 빌려 들려줬던 건데요. 그렇다 보니 먼저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요약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어릴 때 맛 들인 책 읽기는 고스란히 학창시절 공부 방법에도 녹아들었습니다.

과수원 같은 곳, 고즈넉한 곳에서 자주 책을 읽다 보니 저도 모르게 신경을 한 곳에 모으는 훈련이 돼 있었던 듯합니다. 친구들에게 요약해서 들려주던 동화책은 교과서가 대신했습니다.

교과서 내용을 분해하고 조립하며 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과자가게, 농약방, 신발가게 등 안 해 본 장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하셨지만, 우리에게 가장 많은 것을 남긴 장사는 책 장사였던 것 같습니다"

『에너지 혁명 2030』을 쓴 토니 세바와 이야기 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책 내용이 제주도가 지향하는 정책과 같다고 원 지사는 말했다.

- 독서장려와 관련해 제주도에서 내세울만한 캠페인 등 사례가 있다면?

"매년 독서문화진흥시행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 독서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도내 공공도서관 15곳을 중심으로 북 스타트 운동, 책 읽어주는 도서관 등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도지사 공관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개방하겠다고 도민과 약속했습니다. 별관은 현재 제주시 자기주도학습센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관과 관리실은 어린이전문도서관과 북카페로 변신해 10월 문을 엽니다. 가족 모두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도 한창입니다. 독서 강사를 파견해서 ‘하브루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브루타는 짝을 이루어 질문을 주고받고, 논쟁하며 진로를 찾아가는 유대인 전통 교육방식입니다.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독서 관심을 두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더욱 지원하겠습니다.

여기에 책읽기 릴레이, 인문독서 아카데미, 도서관 책 잔치, 인문학을 위한 도서관 대학, 작가와 함께하는 북 콘서트, 휴먼 라이브러리, 올레 미니문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이 먼 농어촌 지역, 병영시설, 다문화 가정에는 이동도서관이 찾아갑니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점자도서를 확충하는 등 책이 주는 풍요와 혜택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요즘 젊은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합니다. 독서 권장을 위한 한 말씀

"아는 선배가 마라톤을 추천했을 때만도 호기심 정도였습니다. 저를 본격적인 마라톤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요슈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입니다. 독일 연방의회 의원인 요슈카 피셔의 자전적 이야기로 112kg, 이혼남인 그가 마라톤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입니다.

국제회의 가는 비행기 안에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파동을 느꼈고 당장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당시에 만성피로와 고된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달리기는 제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달리면서 인내와 겸손을 배웠고 삶에 대한 의욕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를 변화시킨 운명 같은 한 권의 책입니다.

요즘에는 손바닥 안에서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간단한 손가락 운동으로 필요한 내용을 소비합니다. 누군가 편집한 단편적인 정보나 글들을 수동적으로 보기보다는 스스로 당신의 책을 찾아 나서는 건 어떨까요? 인생의 반려자를 찾듯 여러분을 움직이게 하는 책을 찾다 보면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는 ‘자체발광’의 삶을 사는 자신을 보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었습니다. 지사님께서 혹시 즐겨 읽으시는 시, 좋아하시는 시인, 또는 좋아하시는 글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것-

신영복 석좌교수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이 구절이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2005년 초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재난현장에 한국구호단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출발 전날 전염병이 돌고 약탈이 일어난다는 소문에 포기해야 했죠.

그때 이 글귀가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반드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히 보좌진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방문 목적도 격려가 아닌 자원봉사로 바꿨습니다.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많은 돈과 선물을 가져다줄 수는 없어도 손을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인류애의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10여 년 전 떠날 용기를 주었던 신영복 선생님의 글귀는 지금도 저를 깨어있게 합니다. 여전히 현장으로 가게 합니다. 한여름의 열기를 달래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저를 재촉합니다. 좋은 글로 저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신 신영복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정리=엄정권 기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청

엄정권 기자 tastoday@naver.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최신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