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봇과 공존하려면 ‘약점 없는 인재’ 아닌 ‘협력하는 괴짜’가 필요하다
[리뷰] 로봇과 공존하려면 ‘약점 없는 인재’ 아닌 ‘협력하는 괴짜’가 필요하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10.30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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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말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본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저마다 낙관적으로 혹은 비관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기술혁명에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향후 대한민국의 교육은 코딩 교육, 메이커 교육, 기업가정신 교육 등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교육법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협력하는 괴짜』의 저자는 경계를 표한다. 이 교육들이 각기 개별적으로 운영된다면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채 일본 유토리 교육의 실패를 답습할 것이라는 뜻이다. 

2002년부터 일본 공교육에 도입됐던 ‘유토리 교육’은 과도한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성과 자율성 존중을 표방하며 학교 수업시간을 줄이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기초학력 저하현상 등 부작용이 심해져 2007년 다시 학력강화 교육방침으로 선회된 바 있다. 우리는 이 점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기업가정신을 키우기 위해 코딩 교육(소프트웨어 교육)과 메이커 교육(소프트웨어+하드웨어 교육)을 병행해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협력하는 괴짜’를 길러내는 것이 향후 대한민국 교육의 목표다. 

협력하는 괴짜의 개념은 이렇다. 우리가 로봇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인공지능보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반복적이지 않은 일을 통해 혁신을 끌어내는 역할에 매진하는 것이다. 이 일은 새로운 일을 만드는 ‘괴짜’만이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명의 괴짜로는 로봇보다 나은 창조성을 끌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한 분야에 특성화된 괴짜들이 협력해야 전체적인 변혁을 이룰 수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인재상도 변한다. 그동안 우리는 약점이 없는 인재만 양성해왔지만, 미래에는 한 과목이라도 남들보다 잘하는 인재만 살아남을 것이다. 저자는 시간이 별로 없기에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왜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고자 한다. 기성세대도 협력하는 괴짜가 되면 좋겠지만, 그동안 쌓아온 가치관과 생활방식, 지식습득 방식을 바꾸기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머리가 굳어 있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나만의 눈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실례로, 광주의 봉선초등학교 최만 교사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해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스룩허브를 개설해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자료 요청 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구글 에듀를 신청해 모든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구글 아이디와 무제한 드라이버를 증정하는 등 협업 툴 또한 마련했다. 에듀테크를 과학 및 영어 수업에 활용하고, 영어 쓰기 공개 수업에 엔트리(EPL)를 활용하는 모습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도로 이어졌다. 

미국의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인간에게 쉬운 일은 로봇에게 어렵고, 로봇에게 쉬운 일은 인간에게 어렵다”고 했다. 앞으로 로봇은 반복 노동을, 인간은 창조적인 일을 하면서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를 맞이하는 지금, 나는 ‘약점 없는 인재’가 될지 ‘협력하는 괴짜’가 될지 깊게 생각해봐야 할 때다. / 이정윤 기자

『협력하는 괴짜』 
이민화 지음 | 시그니처 펴냄 | 282쪽 | 16,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34호(2017년 10월 31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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