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콜롬비아까지··· 먹고 마시고 사랑하다
페루에서 콜롬비아까지··· 먹고 마시고 사랑하다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11.0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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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랑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

[독서신문] ‘지금보다는 나은 인간이 되겠지.’ 저자는 이 마음 하나로 올 2월부터 7월까지 남미를 여행했다. 지금, 그 땅이 가진 아름다움으로 전보다 조금은 나아진 자신을 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는 에콰도르 몬타니타에서는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지냈고, 칠레 비야리카 화산을 오를 때는 죽음을 맛봤다. 쿠바 비냘레스에서는 외로워서 울었다. 볼리비아 라파스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먹으며 ‘나는 왜 글을 쓰지 않는가’ 싶어 또 울었다.

커피메이커가 없는 에콰도르에서는 느린 커피를 마셨다. 끓는 물에 원두를 넣고 5분 정도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컵에 따라 먹었다.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칠레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는 네루다가 ‘가난이 폭포처럼 흘러 내린다’고 묘사한 동네다. 네루다의 집을 찾아간 저자는 그가 고민할 때마다 앉았다는 의자가 그 무게만큼 꺼져 있는 것을 봤다.  

발파라이소에서 한 시간 걸리는 이슬라네그라에서도 바닷가에 있는 네루다의 집을 찾았다.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는 파리로 간 네루다가 이슬라네그라를 그리워하며 우편배달부에게 그곳의 소리를 녹음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는 바로 그 바닷소리, 파도소리를 들으며 네루다의 집 옆 식당으로 옮겨 그가 즐겨 먹었다던 붕장어수프를 한그릇 다 비운다.

‘세상의 배꼽’ 칠레 이스터 섬. 모아이를 보러 간 이 섬에서는 텐트를 치고 밥에 찌개, 떡볶이, 비빔국수까지 해먹었다. 해가 지면 바닷가 절벽에 자리를 펴고 술을 꺼냈다. 파도가 안주였다.

콜롬비아 보고타

쿠바 아바나에서 본 것은 욕망과 순정이다. 1달러, 1쿡을 외치며 돈을 좇는 이들을 보며 씁쓸해하지만, 이내 도시가 지닌 순정한 에너지에 마음을 내준다. “아바나는 낭만이다. (...) 아바나는 리드미컬하다. 해변에 아무렇게나 깨진 럼 병이 슬프나 아바나는 살아있다. 인생 역시 복잡하게 뒤섞이고 거칠게 흔들릴 때 두렵지만 살아있음을 느끼지 않는가. 그립다. 급속히 변해 가는 쿠바를 위해 기도와 건배를!”(247쪽)

남미를 여행한 기억으로 이제 그는 바다에 뜰 수 있고, 누구에게든 인사할 수 있고, 길바닥 아무 데나 앉을 수 있고, 어느 지붕 아래서든 잘 수 있다. / 정연심 기자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
김나랑 지음 | 상상출판 펴냄 | 304쪽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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