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평창올림픽 바람이 롱패딩에서 불어온다?
[칼럼] 평창올림픽 바람이 롱패딩에서 불어온다?
  • 독서신문
  • 승인 2017.11.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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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평창 바람이 백화점 앞에서 꼭두새벽부터 불 줄이야. ‘롱패딩 대란’ 얘기다. 춘천에서 백화점까지 열차로 올라왔다는 한 남성은 며느리에게 정성을 보이고 싶어 밤새 줄을 섰다고 말해 화제를 잠시 모았다.

백화점에 밤새 줄을 선 사람들은 평창을 얼마나 알까, 동계올림픽을 제대로 이해할까. 롱 패딩을 입는 젊은 여성들은 스키 활강을 알까, 노르딕을 들어봤을까. 춘천에 사는 며느리에게 그 남성은 올림픽 입장권은 사 줬을까.

어쨌든 '평창 롱패딩'으로 이름 붙었으니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바람이 이어지면 더할 나위 없게 좋겠다.

롱패딩 가격이 14만9천원이라고 인터넷에서 봤다. 이 돈이면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 남녀 활강을 A석에서 볼 수 있다. 아니면 아이스하키 여자 결승을 C석에서 볼 수도 있다. C석이라면 스피드 스케이팅도 구경할 수 있다. 그러나 개폐회식은 C석(22만원) 입장도 안 되고 쇼트트랙 결승 A석(55만원)에 가려면 롱패딩 4벌을 살 수 있어야 가능하다.

마치 세계 각 도시별 물가를 햄버거 값에 비유해보는 ‘빅맥지수’를 흉내내봤다. ‘롱패딩 지수’라고 하자. 

올림픽을 치른 대부분의 도시는 빚더미에 허덕인다. 지구촌 축제에 걸맞게 시설을 새로 짓고 숙박시설을 마련하느라 뭉칫돈이 든다. 문제는 올림픽 이후다. 활용을 하지 못하기에 고민하고 고민은 이자를 낳고 이자는 결국 도시의 황폐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우려는 현재진행형이고 올림픽 이후의 대책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지역사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최근 경기장 사후 활용을 과제로 꼽았다.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쓸 시설은 훈련장으로 쓰고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시설은 민간에 이양해 절충점을 찾는 정책적 결단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장권 판매 부진을 걱정했다. 흥행에 결정적 요소인 입장권 판매 부진은 대회 전체 성패를 가른다. 그래서 최 지사는 호소한다. 강원도민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달라고, 강원도민이 앞장서고 그 열기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강원도민에게 열정만 요구하면, 도민은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잇속만 따질 수 없는 국가적 행사라고는 하지만, 도민들이 “그래서 어쩌라구”라고 묻는다면 최 지사가 답을 해야 한다.

최 지사는 이랬다. 신관광, 신농정, 신산업, 신산림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원도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신관광이 눈에 띈다. 가장 파급효과가 크고 강원도가 역점을 두어도 실패할 확률이 적어 보인다. 

강원도 사정에 밝은 한 부동산 관계자 얘기를 얼마 전 들은 적이 있다. 속초 강릉 등 땅값이 오를 만큼 올랐고 아파트 가격도 뛰고 있다는 것. 평창 특수도 있고 무엇보다 교통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설명이었다.

땅값을 올려놓은 사람도 서울 사람들이었고 아파트 가격 뛰게 한 사람들도 서울 사람들이라는 보충 설명이다. 강원도는 이를 긍정적 차원에서 관광과 적극 연결한다면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사람들이 강원도에 땅 사고 아파트 사는 것을 그냥 투기로만 볼 게 아니라 은퇴 후의 삶을 누리려는 돈 있는 실버들의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잘하면 돈도 잡고 관광도 살리는 일석이조가 될 법도 하다. 다만 거주민들의 불만 등 해결이 새로운 관건이 될 것이다.

최문순 지사에게 다시 강조한다. 신관광의 청사진을 제대로 보여 달라. 그러면 강원도가 움직일 것이다. 강원도의 힘을 믿는다. 전 국민이. 최문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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