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바른정당=중도통합, "NO"
국민의당+바른정당=중도통합, "NO"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1.04 14: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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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채사장, "우와 우가 만난 우측통합"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최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중도 통합’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며 통합을 논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對우의 통합이며, 통합 후 당의 정치 성향이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질 거라는 전망이 있다.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가 2017년 12월 27일부터 30일까지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및 전화투표 결과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안철수 대표 재신임 여부를 74.6%가 찬성했다. 투표율은 23%였다.

또 지난 3일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공식협의체인 통합추진협의체가 출범했다. 통합추진협의체는 통합추진에 있어서 전권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는 국민의당 이언주, 이태규 의원과 바른정당 오신환 원내대표, 정운천 최고위원이 참여한 '2+2' 채널을 최고위 추인을 거쳐 공식협의체로 전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당 의결을 위한 각 당 전당대회 시점과 통합정당의 출범 시기 등에 대한 조율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렇듯 곧바로 전대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일사천리로 통합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 완성돼가고 있지만, 반대파인 국민의당 내 호남파는 "현행 규정에 따르면 전당대회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며 "밀어붙이기식 통합추진을 중단하라"고 나섰다. 특히 반대파 내부에서는 전당대회에 불참하는 방안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의사진행발언) 방식으로 반대토론을 벌여 전대 표결을 무산시키는 방안 등 다양한 전대 저지 투쟁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찬성파 진영에서는 안 대표의 통합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반대파가 현실적으로 전대를 중단시킬 만한 뾰족한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오늘 투표 결과를 혁신으로 보답하라는 명령으로 알고 변화의 길로 과감하게 전진, 합리적 진보와 개혁 보수를 아우르는 창당 초심을 높이 세워 혁신 정당·통합정당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겠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통합의 길로 전진하겠다"

최근 안철수 대표가 한 말들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안철수 대표의 꿈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 통합’이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가 내세우는 ‘중도 통합’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진정한 통합인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6위, 예스24 연간 베스트셀러 27위를 차지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은 그의 책에서 보수와 진보의 현실적인 구분 방법을 제시했다. 그의 책은 지난해 상반기에 베스트셀러 1위에 꾸준히 랭크됐으며, 그가 운영하는 아이튠즈 팟케스트 방송 ‘지대넓얕’ 또한 청취율 1위를 기록하며 수많은 청취자에게 정치, 경제 등을 쉽게 소개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 후로 JTBC ‘김제동의 톡투유’, ‘말하는대로’에서 강연자로 나서는 등 그는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다.

 

경제 체제에 따른 보수와 진보의 현실적인 구분

채사장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현실적인 구분은 ‘경제 체제’다. 보수는 초기자본주의,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시장의 자유를 추구한다. 반면 진보는 경제 체제에 있어서 사회주의적, 공산주의적 입장을 가지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추구한다.

경제체제로 나눠지는 보수와 진보의 궁극적인 차이는 ‘세금’이다. 보수는 세금을 낮추고 복지도 줄이려는 방향성을 가지는 반면 진보는 점진적으로 세금을 올리고 복지를 늘리려는 방향성을 갖는다. 채사장에 따르면, 극우와 중도 사이에 초기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수정자본주의가 있고, 이들은 각각 GDP 대비 10%, 20%, 40%대의 세율을 갖는다. 또 중도와 극좌 사이에는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있고 순서대로 GDP대비 대략 60%, 80%, 90%대 세율을 갖는다.

채사장의 의견을 기준으로 한국 정당을 보수와 진보로 구분해보면,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보수 정당이다. 정부의 시장개입 정도로 볼 때 보수 정당 중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극우와 우파 사이에 위치해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우파와 중도 사이에 있다.

진보 정당으로는 정의당과 녹색당이 있다. 진보 정당 모두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통한 세수 확보와 복지 증대를 주장한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은 우향우

중도 통합을 주장하는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체제를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눈 채사장의 기준으로 보면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이미 보수 정당이다.

하물며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보수적 입장을 취하는 바른정당과 통합 시 더욱 보수 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보수 정당들 사이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중도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채사장은 우리나라 사회가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친 선거가 치러진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신자유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이며, 누가 집권한다고 해도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어떤 사회가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이룬 나라라고 한다면, 그 나라의 선거는 민주당과 사회당 또는 민주당과 노동당의 싸움이 될 것이다. 아니면 공화당과 공산당의 싸움이 되거나”라고 했다.

 

치우친 사회...복지 축소는 필연

채사장에 따르면 보수 정당 집권 시 우리나라 정책은 세금인하, 규제 완화, 복지 축소, 친기업적 정책의 증가라는 방향성을 가진다. 서민들이나 노동자의 삶은 복지의 감축이나 빈부격차의 증가로 더 팍팍해질 수 있지만, 자본가와 기업은 경영환경이 개선되어 투자가 활성화되고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세금과 규제의 걱정이 없으니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유지할 수 있고, 따라서 기업의 경영 환경이 유연해져 외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매력적이 조건이 된다.

채사장은 이러한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는 보수적인 정치 현실을 바탕으로 한국의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보수 정당은 기업의 성장이 나라 전체의 성장을 가져온다는 ‘낙수효과’를 토대로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홍보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모두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보수 정당이므로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확실한 사회 복지 증대를 추구하는 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일이 된다.

 

세상에 나쁜 정당은 없다...대변자일 뿐

채사장에 의하면 정당은 국민의 대변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채사장은 “비리와 부패를 차치하고 이론적이고 이념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선한 정당도, 악한 정당도 없다. 각 정당은 우리 사회의 특정 계층의 입장을 대변할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자본가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정의당이 서민과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국민들은 자신의 이익이나 신념을 대변하는 정당을 선택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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