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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생활형 검사 김웅의 “나사못처럼 살기”

기사승인 2018.01.14  10: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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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가름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내가 검찰에 들어온 뒤 검찰 조직은 늘 추문과 사고에 휩싸였기 때문에 나는 무척 화가 나 있었다. 검찰은 매번 뼈를 깎는 각오로 일신하겠다는 발표를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뼈도 없는 연체동물이 된 것 같았다. 왜 추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대부분의 검사들이 싸잡아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검사동일체’란 원칙하에 위에서 사고를 치면 아래에 있는 사람들도 모조리 욕을 먹어야 하는 기이한 상황으로 느껴졌다.

그런 억울함에 젖어 있던 당시 그 선배를 찾아갔다. 내가 다짜고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분통 터지지 않느냐고 묻자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일 뿐이야. 나사못의 임무는 배가 어디로 가는지를 걱정하기보다 자신이 맡은 철판을 꼭 물고 있는 거야. 그게 대한민국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벤츠 살 때 삼각별 엠블럼을 보고 사지만 실상 벤츠를 벤츠답게 해주는 것은 수천 개의 보이지 않는 나사못 덕분이잖아.”

나는 그때 우리 회사에서 소위 잘나간다고 하는 수많은 선배들에게서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존경’이란 감정을 느꼈다. 나도 나사못 같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이제는 가끔 희미하게 기억만 하는 다짐이 돼버렸지만, 그 순간만은 잊히지 않는다.

거악을 일소하지는 못 하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큰 배의 나사못 역할이나 제대로 해보자고 선의를 불태웠던, 항하사(恒河沙)처럼 넘쳐흐르던 거품 속에서의 다짐들도 아쉬움 속에 지나간다. 어쩌면 이 책은 그 아쉬움의 기록일지도 모르겠다.

■ 검사내전
김웅 지음 | 부키(주) 펴냄 | 384쪽 | 15,000원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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