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검찰 내부고발자 김웅 검사, 서지현 검사는...

기사승인 2018.01.31  10:16:14

공유
default_news_ad2

- 김웅 검사가 밝히는 썩어빠진 검찰 문화 『검사내전』

<사진출처=JTBC>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난 29일 JTBC 뉴스룸에서는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자신이 검찰 내부에서 당한 성추행과 불합리를 폭로했다.

앵커 손석희의 진행으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서지현 검사는 “전직 검찰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법무부로부터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0년 어느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에 근무하던 안태근 검사가 옆자리에 앉아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기간 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당시 느낀 기분에 대해 “결코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내가 환각을 느끼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말리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뒤 서 검사의 직장 동료인 임은정 검사가 서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검사 게시판에 올리기도 하고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하기도 했으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

한편, 서지현 검사는 이후 사무감사 지적도 받았다. 서지현 검사의 말에 따르면 사무감사 내용은 “검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사무감사 지적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부당한 지적”이었다고 한다.

사무감사 지적은 검찰 총장 경고로 이어졌고 검찰 총장 경고를 이유로 서 검사는 통영지청으로 발령이 났다. 서 검사는 통영지청으로 발령된 것에 대해 “보통 3, 4년차 검사들이 발령되는 규모의 지청에 15년차 검사가 발령된 것이 이례적이며, 통영지청에 경력검사가 2명 배치된 일도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했다.

또 서 검사는 "인사 발령의 배후에는 안태근 검사가 있다는 것을,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장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서지현 검사는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절대 검찰 개혁은 이뤄지지 않는다”,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을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웅, 『검사내전』에서 검찰 꼬집어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검사는 그의 책에서 검찰을 꼬집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날엔가 나는 무척 화가 나 있었다. 내가 검찰에 들어온 뒤 이 조직은 늘 추문과 사고에 휩싸였다. 그때마다 뼈를 깎는 각오로 일신하겠다는 발표를 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더 이상 깎을 뼈도 없는 연체동물이 된 것 같았다. 그런 상황을 접할 때마다 늘 죄인처럼 지냈지만, 추문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대부분의 검사들이 왜 싸잡아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마치 아담과 하와가 금지된 과일을 먹은 죄 때문에 애꿎은 목수의 아들이 죽어야 했던 것처럼, ‘검사동일체’란 원칙하에 위에서 사고를 치면 아래에 있는 사람들도 모조리 욕을 먹어야 하는 기이한 상황으로 느껴졌다. 물론 그 이후로 평검사들도 적잖게 사고를 쳤기 때문에 억울해하기도 어려워지긴 했지만 말이다. (5쪽)

물론 이번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이 검사 조직 개개인 전부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상식적이지 않은 일부 검사들이 일으킨 사건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검찰에는 너무나 지속적으로 이런 사건들이 있어왔다. 고압적인 검찰 문화와 외압과 내압으로 정의를 실현하기 어려운 조직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까라면 까라’ 고압적 조직문화 문제

서지현 검사는 그의 허리와 엉덩이를 만지는 안태근 검사의 손을 거부하기 어려웠다.

김웅 검사는 『검사내전』에서 속된 말로 ‘까라면 까야’ 하고 윗선 눈치를 봐야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검사들의 수직적 상하관계를 지적했다.

조직에서 무시당하면 살아남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눈치를 보느라 선배들이 시키는 잡일을 많이 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신 당직을 서는 일이었다. 문제는 그날 역시 당직이었다. 당직은 통상 밤 12시까지 청에서 대기를 해야 한다. (30쪽)

한번은 평소처럼 밤늦게 야근을 하고 있는데 차장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차장검사가 법원 판사들과 회식을 한 모양인데 2차로 간 술집에서 흥이 과했던지 법원 수석부장판사와 내기를 한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각자의 부하직원들을 호출해 어느 쪽이 더 많이 나오는지를 내기한 것이다. 부르기만 하면 마냥 달려오는 것을 바랄 거면 개를 기르면 된다. 아무튼 차장검사는 나더러 검사들에게 연락해 나오도록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각 부의 총무검사(부서의 식사 메뉴와 식당을 정하는 막내 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차장의 지시를 그대로 전달한 뒤 나는 계속 사무실에 남아 일을 했다.

다음 날 난리가 났다. 아마 내기에서 졌나 보다. 그런 내기에 이긴 법원이 더 한심했다. 그러자 부장이 아침부터 바쁜 검사들을 불러 일장 훈시를 시작했다. 이것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아! 나는 그때 얼마나 자존심이 장마철 반지하방 습기처럼 많기에 그런 하찮은 내기에까지 거는 건지 진심으로 감탄했다.

차장이 더욱 화가 났던 것은 자신의 전화를 받기까지 한 내가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부장은 날 보며 이것은 검찰의 단결심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술자리에서 차장이 부르면 달려가 주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냐고 했다. 그럴 때 달려가 주는 것이 단합이고 팀스피릿이라고 했다. (238~239쪽)

 

완전한 독립 기관 아니다... 외압 당연시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검찰은 쉽게 정·재계에서 외압을 받고 법조계 내부 인사로부터 내압을 받는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강력한 권력기관이 누군가의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것이다.

“인사 발령의 배후에는 안태근 검사가 있다는 것을,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장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외압에 의해 사건이 묻히고 내압에 의해 인사 상 불이익을 겪은 서지현 검사 사건 역시 검찰이 외압과 내압에 굴복해 내부 성추행 사건을 8년 동안 덮어버린 일이다.

『검사내전』은 검찰에 들어오는 내압과 외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수사 방법이 단순하다고 수사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모든 수사에는 외압이 들어오기 마련인데, 기적의 병원들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이런 병원들은 대개 큰돈을 벌기 때문에 여기저기 보험도 들어놓고 비 오는 날을 대비해 우산도 장만해놓는다. 어떤 병원장은 명문 고등학교의 ‘동창회장’이었는데, 그 동문들이 총동원돼 수사를 방해했다. 심지어 병원장을 조사할 때 거대 로펌의 대표인 동문이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대동하여 검사실에 직접 나타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와 친하다고 신문에 오르내리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조사 과정에서 단순 입회만 한 것이 아니라 병원장에게 불리한 질문은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그것이 통하지 않자 최고 권력자의 친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기 위해 굳이 내 앞에서 높은 곳에 전화를 걸기도 했다. (46쪽)

증인의 거짓말은 밝혀냈지만 결국 그 병원장은 구속할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세상의 진정한 강자인 것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서민들은 모르는 그런 세상에 사는 사람이었다. (48쪽)

부장이 그동안 이 모든 음해와 모함을 듣고서도 나를 의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혼자서 그 외압들을 다 막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마법이 통하지 않자 부장까지도 음해한 모양이었다. (중략) 병원장을 불구속으로 기소한 후 부장이 나를 불렀다. 정치와 권력의 힘은 성층권에서 행사되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비열하고 무서운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49쪽)

 

‘검찰, 변해야 한다’ 대대적인 개혁 필요

2008년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라는 검찰 지시부의 내압을 거부하고 무혐의를 주장해 2009년 검사를 관둬야 했던 당시 서울 중앙지검 임수빈 검사는 지난해 출간한 그의 책 『검사는 문관이다』에서 검찰 개혁안을 제시했다.

그는 △수사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하고 △검사가 어떤 사건을 두고 공소를 제기하고 기소를 유예할지를 결정하는 명확한 기소기준을 제시하는 기소기준제를 도입해야 하고 △법원이 검사의 공소권을 적절히 통제하는 공소권 남용론을 적극 적용해야 하고 △검찰의 기소, 불기소 처분의 옳고 그름을 심의하는 기구를 설치해 법률적 근거와 지위를 부여하고 그 실효성을 위해 활동의 영역과 권한, 결과에 법적 구속력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로 검찰의 곪을 대로 곪았던 고름 한 개가 터졌다. 터진 고름에서 생긴 상처는 제대로 짜고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의 고름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곪은 고름이 터질 것으로 보인다. 그 때마다 고름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고름이 생기지 않게 검찰의 근본적인 내·외부 구조개혁도 필요하다.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최신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