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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반려견 산책, ‘펫티켓’은 기본

기사승인 2018.02.10  09: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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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 해다. 개는 십이지의 열한 번째 동물로, 인간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다져온 동물이다. 지난해 개를 기르는 인구가 1,000만을 넘어서면서 ‘애견(愛犬)’은 이제 ‘반려견(伴侶犬)’으로 자리 잡았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2016년 2조 3,0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며, 2020년에는 5조 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자신의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 또한 생겨났다. 지난해 9월 대형 음식점 ‘한일관’의 대표가 아이돌 그룹 한 멤버의 반려견에 물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개 공포증, ‘도그 포비아’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고, 반려견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견주들의 책임의식과 반려견에 대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개 물림’ 사건 급증

한국소비자원에서 조사한 ‘개 물림 사고 발생 건수’ 역시 2011년 245건에서 2016년 1,019건, 2017년 8월 기준 1,04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개에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 역시 늘어났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4년 1,889명, 2015년 1,841명, 2016년 2,111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전북 고창에서 산책을 하던 40대 부부가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 4마리에게 물린 사건이 발생했다. 2016년 7월에는 경북 경주시의 한 주택가에서 산책을 나온 일가족이 진돗개에 물려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그해 10월에는 전남 여수에서 목줄 풀린 진돗개가 길 가던 고등학생의 허벅지를 무는 사고가 있었다.

개 공포증, ‘도그 포비아’ 확산

지난해 한일관 대표가 개에 물려 숨지는 사건을 비롯해 개 물림 사고가 증가하면서 도그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 광산구 우산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반려견 문제로 주민 간 다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려견과 산책을 다녀온 오씨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이 강아지를 보고 놀라며 오씨의 반려견을 발로 차버렸기 때문이다. 오씨가 주민에게 “무슨 이유로 남의 강아지를 발로 차냐”고 항의하자 주민은 “당신 개 때문에 놀랐다. 개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도 모르는데 똑바로 데리고 다녀라”며 화를 냈다.

사회적으로 도그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개인을 넘어 지역구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에서 완공된 반려견 놀이터가 개장 직전 600여 개가 넘는 민원과 반대 서명으로 결국 철거됐다. 서초구가 예산 2,000여만원을 들여 공사를 마쳤고, 해당 지자체가 지역 내 첫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한다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결국 활용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철거됐다.

이에 서초구청 공원복지과 관계자는 “최근 개가 사람을 무는 사건들이 많아지면서, 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또 개가 사람을 물지도 모른다는 안정성 우려로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도그 포비아가 혐오 감정으로 번져 일부 비 반려인들은 반려견 관리를 잘하는 일반 견주들 조차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 국내 최대 반려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면, “목줄을 하고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고, 마치 잠재적 범죄자가 된 것처럼 움츠러든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갈 길 먼 ‘펫티켓’

전문가들은 도그 포비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펫티켓(펫+에티켓 합성어로, 반려동물의 예의를 뜻함)이 반려인, 반려견, 비반려인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가 도래했지만, 우리나라의 펫티켓 문화는 한참 부족하다. 지난 3년간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공원 7곳에서 목줄을 채우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매년 6천건 정도이다. 반면 반려견에 대한 높은 의식 수준을 갖추고 있는 국가에서는 반려인, 반려견, 비반려인 모두가 펫티켓을 잘 지키는 문화가 일상화돼있다.

영국은 공공장소에서 모든 개가 견주의 신상정보가 적힌 목줄을 착용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반려견 목줄 면허를 취득해야만 외출 시 반려견의 목줄을 풀 수 있다. 일본에서는 산책하는 개를 보면 절대 만지지 않으며, 캐나다는 2010년 초반부터 ‘노란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노란리본 캠페인’은 타인의 접촉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개에게 노란리본을 부착해 행인들에게 주의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뜨거운 감자 ‘개파라치’

문제가 되고 있는 도그 포비아 확산을 막기 위해 ‘펫티켓’도 중요하지만, 관련 제도도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3월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목줄과 맹견의 입마개 등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반려견과 견주를 사진 찍어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일명 ‘개파라치 제도’를 내놨다. 이 제도는 오는 3월 22일 시행 예정이지만, 이 제도를 두고 찬반 목소리가 엇갈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개파라치’ 시행에 찬성 의사를 밝힌 이들은 “일부 몰상식한 반려인 때문에 늘 불안했다”, “끈도 안 한 채 짖으며 달려오는 개를 이제는 안 봐도 된다니 안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개 키우는 사람이지만, 처벌 강화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등의 입장을 보였다.

한편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고포상금제도 ‘개파라치’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견주들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촬영이 용인되면서 사생활 침해는 물론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개파라치’는 신고자가 주소나 인적사항까지 포함해 신고하게 돼 있다는 점에서 무척 화가 난다”며 “대한민국에서 개를 키우면 스토킹이나 ‘몰카’ 촬영을 당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견주들은 매번 반려견과 산책을 할 때마다 시비가 걸리고 이유 없이 욕을 먹는데, 이제는 사진을 찍힐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해야 하냐”며 “말이 ‘개파라치’이지 ‘몰카’ 찍기에 최적화된 법이 아닌가”라며 목소리 높였다.

도그 포비아의 확산을 막기 위해 ‘펫티켓’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따로 있다. 개 물림 사고의 근본 원인은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준비 없이 아무나 개를 입양하고 키우는 현실에서 기인한다. 펫티켓 문화 형성과 법적 규제에 앞서 입양하기 전 반려견에 대한 지식 습득은 물론, 양육과정에서의 교육과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개 탓’만 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권보견 기자 mjko2815@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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