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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특례입학, 대학교와 연예인 중 누구 잘못?

기사승인 2018.02.14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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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지난달부터 이번달 초까지 온라인과 SNS 등에서 ‘경희대 아이돌 특례입학’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16일에는 씨엔블루 정용화의 ‘대학원 박사과정 특례입학 의혹’이 제기됐고, 지난 6일에는 조권의 ‘석사 학위 논란’이 발생했다. 연예인 특례입학은 이번 ‘경희대 아이돌 특례 논란’ 전부터 계속해서 발생해왔다.

연예인이 대학교 입학 관련해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이 잇따르자 과거 배우 이순재가 연예인의 허위 학력에 대해 쓴 소리를 뱉었던 사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라면 지적 콤플렉스가 있을 수 있지만, 학력을 위조해 개인적 이득을 얻었다면 문제가 된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연예인이 학력이 필요한 직업은 아니다. 지적 콤플렉스로 욕구를 충족하려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정용화, 공식 면접 없이 대학원 합격

정용화는 지난해 1월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지원한 뒤 공식 면접을 보지 않고도 최종합격한 사실이 지난 16일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SBS에 따르면 정용화는 2016년 10월 박사 과정에 지원하고 면접 평가에 출석하지 않아 불합격했으나 지난해 1월 추가모집에서는 면접 없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당시 해당 학과 학과장을 소환하고 대학원 행정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정용화의 입학 과정에 대해 수사를 나섰고, 정용화는 최근 이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한편 정용화는 논란이 발생한 이후 대학원을 휴학했으며, 출연하고 있던 tvN<토크몬>에서도 하차했다.

이와 관련해 정용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칙을 위반해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가 없었지만,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말했으며, 정용화도 지난달 17일 SNS를 통해 “이유가 무엇이든, 진실이 무엇이든, 모든 게 제 잘못임을 알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조권, 졸업 조건 충족하지 않고 학위 취득

정용화의 ‘대학원 특례입학 논란’이 잠잠해지기 전에 조권이 졸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SBS는 지난 6일 “아이돌 가수 A씨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공연으로 졸업한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최저 기준인 1시간도 채우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아이돌 가수 A씨가 조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해당 공연의 평가자로 내정된 교수는 “얼마 전에야 평가자였다는 것을 알았다. 해당 공연에 대해 다시 평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으며, 지난 7일 오후 조권은 “4년 동안의 노력의 결과로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는 영예를 얻었고, 석사 과정의 경우에도 대학 생활과 마찬가지로 성실히 임하고 노력했지만, 졸업 후 돌아온 결과는 무척 당혹스럽다”고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상이 된 대학이 지난달 정용화의 특례입학을 허용한 경희대학교로 같아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지난 8일 교육부에 따르면 경희대 석사학위 부정취득 의혹과 관련해 지난주부터 현장조사가 실시됐다. 지도교수의 학사운영과 관련 대학원 과정의 학사운영 실태, 수업·출결·성적 부여 현황 등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교육부는 설 연휴 전에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인력 4명을 파견함과 동시에 비슷한 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조사 중에 있다.

잇따른 연예인 특례입학, 무엇이 문제?

‘경희대 아이돌 특례 논란’에 휩싸인 정용화와 조권이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인 상황에서 경희대학교 역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학교 차원에서 연예인을 유치하고, 배려에 배려를 더해 쉽게 학위를 따게 한 교수들과 그 제도를 만든 학교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경희대학교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용화 관련 부분은 해당 교수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조사 결과가 나와야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조권 논란 같은 경우도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관련 내규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짚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용화와 조권은 사태에 대해 “잘못을 일부 인정하면서 입학 과정이나 학위 취득 과정에 있어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용화 측은 “지원자 미달로 인해 학교 측에서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권유가 있었고, 교수와의 개별 면접 역시 정상적인 절차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권 역시 “세부 규칙과 학과 내규에 대해 교수님을 통해 면밀히 확인했고, 교수님의 재량에 따라 논문심사를 거쳐 졸업 여부도 결정된다고 확인했다. SBS 보도와는 달리 내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해 “개별 면접 등의 절차가 문제가 되진 않는지”, “조권이 다닌 학과의 석사 학위 취득에 대한 내규가 어떠한지” 등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번 논란으로 정용화와 조권만이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되며, 경희대학교에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해 이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특례입학에 대한 분노의 배경, ‘입시제도’

이처럼 ‘연예인 특례 논란’에 대해 대중들이 유독 강도 높은 분노를 하는 이유에는 ‘대한민국 입시 제도’가 있다. 한국에서 대학입시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 중 하나다.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에는 비행기조차 이·착륙 시간을 늦추고, 회사 출근 시간도 조정이 된다. 또한 경찰이 시험 시간에 늦은 학생을 오토바이 태워 수험장까지 데려다주는 모습과 후배들이 북과 꽹과리를 치며 수험장 앞에서 수능을 치르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사진이 포털사이트를 도배한다. 이처럼 수능시험 날은 하나의 축제가 됐다.

그 배경에는 과장을 보태 태어날 때부터 대학입시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모습이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대학입시’ 하나의 목표를 위해 종합 학원, 입시 과외, 논술 학원, 영어 학원 등 많은 학원들을 다니고 있으며, 그들이 애타게 원하는 대학입학을 결정짓는 것이 수학능력시험이다.

이 시험은 성적에 따라 그들을 분류하고, 대학이라는 간판은 그들의 20년을 평가하는 요소가 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학능력 검정시험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에 같은 방법으로 이 축제에 참가하지 않고 ‘특례입학’이라는 다른 방식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이질감과 거부감을 갖게 되며 “그들의 입학 방법은 공정하지 못하고, 편파적인 방법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서울 사립대에서 작곡으로 석사과정을 마친 박씨(33)는 “음대 박사과정, 게다가 실용음악 쪽에서는 최고로 알아주는 경희대 포스터모던학과에서 이처럼 주먹구구식 입학이 이뤄지다니 충격이다”라며 “누구는 그곳에 가기 위해 평생 음악을 공부하는데 연예인이라고 특례입학할 수 있다면 누가 음악 공부를 열심히 하겠냐”고 분노했다. 경희대 실용음악 학사과정인 양씨(23) 역시 “연예인 때문에 대신 떨어진 사람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례입학’을 두고 다른 입장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학생을 판단할 때는 수능점수가 전부가 아니다. 그 학생의 대외활동, 리더십, 사회기여도 등 이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셀 수 없이 많다. 그와 마찬가지로 대학교에 입학할 때는 다양한 입학방법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례 논란’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연예 특기자 전형 외에도 다른 수험생들과 차별을 두며 기준이 모호한 전형들로 연예인 유치에만 관심을 보이는 대학에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연예인의 특기를 인정해주는 것은 좋지만 방송 활동이나 앨범판매 등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차별적인 기준은 없애고 연예인들도 자신들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제도가 자리 잡는다면 일반 학생들과 연예인 그리고 대학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권보견 기자 mjko2815@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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