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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박지우, 국가대표 자격 있나…

기사승인 2018.02.22  15: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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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여자 국가대표팀에서 불거진 ‘왕따 스캔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19일에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가 노선영 선수와 떨어진 채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이며 7위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김보름 선수와 빅지우 선수가 뒤쳐진 노선영 선수를 아쉬워하는 뉘앙스의 목소리를 냈다. 팀추월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종목이기에 여자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악화된 여론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이어졌다.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됐다. 지난 19일에 시작된 청원에는 3일 만에 56만501명이 동참했는데,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역대 최초 50만명 돌파다.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팀워크' 차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스포츠 분야에서는 가히 역대급이라고 말할 정도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경기 후 김보름 선수와 박지우 선수가 힘들어하며 울먹이는 노선영 선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던 모습과 이어진 인터뷰에서 뒤쳐진 선수를 위로하기 보다는 질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자격을 논하기에 충분했다. 경기 결과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게 당연하지만 단체전에서 팀워크의 부제는 기본 자질에 문제이기에 논란의 목소리도 높은 것이다. 또한 국가를 대표하는 휘장을 단 선수가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축제에서 ‘화합’이라는 기본적인 올림픽 정신도 모른 채 국민들의 응원을 받는 것은 국가적으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수장인 백철기 감독은 어이없는 핑계만 늘어놨다. 그는 “팀워크에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주행 순서는 노선영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하면서, 팀워크에 부재를 자명하게 확인한 국민의 눈을 가리려 했다. 실언은 바로 탄로났다. 노선영 선수는 이후 SBS와의 인터뷰에서 “훈련 장소가 달라 팀원과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고,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주행 순서도 경기 전날까지 2번으로 들어가는 거였다”고 이를 반박했다.

‘팀’ 경기에서 ‘팀’이 사라진 모습을 두고 외신에서도 집중 조명했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21일 “왕따 논란이 동계올림픽과 한국팀을 강타하고 있다”면서 “19일 팀추월 경기 후 한국의 미디어들이 들끓었다. 레이스에서 노선영이 뒤로 쳐졌고, 이를 비난한 듯한 팀원의 코멘트가 TV를 통해 나왔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BBC도 21일 “왕따 논란이 일어난 직후 자격 박탈에 대한 국민 청원이 35만개를 넘었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더 글로브 앤드 메일 역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선수들이 동료를 배신하고 괴롭혔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뉴욕포스트 또한 “한국 선수들 사이에 어떠한 ‘케미스트리’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여자 대표팀이 팀워크 논란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2분 53초 89의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 선수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카키 미호는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미래를 위해 큰일을 했다. 네덜란드 선수를 상대로 개인전을 치르면 이길 수 없지만, 팀으로 싸워 이겼다”고 말했고, 사토 역시 “네덜란드는 개인적으로 우리보다 잘한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혼자 싸워서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한 팀워크를 발휘한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전했다. 다카키 나나 역시 “개인적으로는 이길 수 없지만, 팀으로 이겼다. 이것이 바로 함께 노력해 얻은 팀워크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의 단단한 '팀워크'

21일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가 마무리된 시점에, 남자팀과 여자팀이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여자팀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며 최하위에 그쳤고, 남자팀은 단단한 분위기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준준결승에서 전체 1위 기록으로 준결승에 오른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은 준결승에서 뉴질랜드와 격돌했다. 7바퀴까지는 뒤졌으나 마지막 한 바퀴에서 스퍼트를 발휘해 역전에 성공했다. 결승에서는 노르웨이와 경쟁했으나, 1.21초 차이로 패배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확보했다.

경기 후 이승훈은 “후배들이 너무 잘해줬다.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우리 경기에 집중하자고 했다. 너무 고맙다. 든든한 레이스를 했다”고 말했고, 후배들도 이에 화답했다. 김민석은 “합을 잘 맞춰서 이뤄냈다. 승훈이 형이 선배로서 잘 챙겨주신다”고 했으며, 정재원도 “승훈이 형이 친동생처럼 잘 챙겨줬다. 친형 버금가게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올림픽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선수 개개인이 최상의 상태로 경기에 나서야 하고, 팀으로서의 힘도 강력해야 한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은 더욱 그러했다. 남자 대표팀은 단단했으나 여자 대표팀은 그러지 못했다.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 분위기가 극명히 대비됐고, 결과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팀워크'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남자 대표팀과 같이 잘 갖춰진 팀워크는 성적에서 드러난다.

지난 20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확보했다. 3,000m 계주는 트랙을 27바퀴를 돌아야 한다. 4명의 선수들에겐 각자의 임무와 역할이 분배됐는데, 6바퀴를 남겨두고 치열한 선두 싸움이 벌어졌다. 3위로 달리던 김아랑은 2위 캐나다를 따라잡기 위해 전력으로 달렸으나, 순간 터치를 기다리고 있던 김예진과 타이밍이 맞지 않아 예정보다 한 바퀴를 더 돌았다. 체력을 모두 소진한 김아랑은 한 바퀴를 더 돈 후 김예진을 함께 밀고는 트랙에 쓰러졌다.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대표팀은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저 혼자 딴 게 아니라서 두 번째 금메달은 기쁨이 5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의 활약에도 ‘팀워크'가 존재했다. 여자 대표팀은 예선 1위로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김민정 감독과 5명의 선수들은 10년 동안 함께 땀을 흘렸다.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지난 20일 김민정은 “지금도 팀워크가 좋지만, 더 단단한 팀워크와 집중력을 발휘해 최고의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하며 선수들 간의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내비쳤다.

팀은 하나다. 같이 생각하고 같이 움직여야 한다. 3명이 뛰든, 15명이 뛰든 다르지 않다. 그것이 ‘조직력’이고, ‘팀워크’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남자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고,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세계 정상을 재확인했다. 컬링 여자 대표팀 역시 평창에서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개인이 먼저였다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과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그리고 컬링 여자 대표팀은 ‘팀워크는 곧 경기력이고, 성적이다’라는 것을 보여줬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에는 ‘TEAM KOREA’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이 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갈 자격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권보견 기자 mjko2815@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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