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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연 ‘봄이 온다’… “올까?”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기사승인 2018.04.05  18: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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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북한 이야기』를 통해 본 비핵화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김정은 정권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통일로 나아가는 길이라기보다는 경제적 이득을 위해 철저히 준비된 성공적인 작전이라는 것이다.

최근 남북한이 평창올림픽에서 단일팀을 만들고 ‘2018 남북평화 협력기원 평양공연 - 봄이 온다’ 등 남북측 예술단이 서울과 평양에서 공연을 하며 지난 두 정부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화해 분위기에 정부는 기대가 많다.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 북한의 비핵화와 통일까지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라며 “비핵화라는 핵심 의제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태도 변화와 이에 큰 기대를 갖는 정부를 지켜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도를 변경한 것이고 결국 우리 정부가 바라는 핵 포기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재규 외 12인이 지은 『새로운 북한 이야기』는 이러한 우려의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어쩔 수 없는 태도 변화… 인민들 무서워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도를 변화한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북한의 경제난이 김정은 정권을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기 때문이다.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은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에서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이제 더 이상 폐쇄된 계획경제체제나 사회통제감시망만으로 움직이거나 유지 가능한 국가로 보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며 “장기화된 경제난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사회 통제가 약화된 상황에서 더 이상 정치적 안정이냐 사회적 안정이냐 하는 양자택일의 정책선택 상황은 오히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김정은 정권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고 이 점을 김정은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김정은이 첫 육성 연설에서 ‘주민들이 더 이상 배를 굶주리게 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이나 ‘세계적 추세’를 강조한 것은 북한이 처한 현실에 대한 반성”이라며 “즉, 경제난으로 주민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사회적 여건이 세계적 추세에 뒤떨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연구소장 역시 「북한경제 호전의 진실」에서 “북한경제는 전체적으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엄청난 돈을 버는 돈주(신흥 부유층)들이 있는 반면, 장마당을 통해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북한 주민들도 많다. 특히 지방에서의 경제상황은 크게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기로 느낀 김정은 정권은)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외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시장을 기반으로 한 부분적인 경제개혁 조치를 시도하고 △에너지 문제 해결하고 △인민경제를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북한경제팀의 임강택 연구원도 「2016년도 북한경제 종합평가 및 2017년 전망」에서 “북한경제는 중장기적인 성장기반 구축이라는 최대 과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서, 경제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은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핵무기는 김정은의 자존심이자 마지막 보루… 포기 안 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태도 변화이기에 경제만 살리면 핵은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정권은 전대인 김일성·김정은 정권보다 핵을 강조하고 핵무기를 고도로 개발했으며 핵무기 개발을 김정은의 중요한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은 「김정은의 북한 어디로?」에서 “(김정은 정권은)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로선’을 추진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경제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국방을 챙기기 위해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했고 실질적인 훈련을 통한 전투력 향상과 군인생활 향상에 중점을 뒀다”라며 “새로운 병진노선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향후에는 핵무기와 같은 비대칭 전력과 항공 및 반항공 전력과 같은 일부 제한된 전력 중심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예측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공포정치와 엘리트」에서 “(김정은 정권에서는)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부문 엘리트들이 우대받고 있다”라며 대표적인 인물로 리만건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장, 리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홍승무·홍영칠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김정은 시대 들어 가장 현저한 성과는 핵능력 고도화 조치”라며 “ICBM급 탄도미사일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수십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4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하고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은 핵능력 고도화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함으로써 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대내결속을 도모하고 있다”라며 “김정은은 전략무기 개발자들을 직접 업어주고, 위성과학자거리를 현대식으로 조성하는 등 이들의 공적을 높이 치켜세웠다. 심지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시 당·정·군의 핵심 엘리트들보다 앞에 자리를 배정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은)핵과 미사일 개발부문에 종사하는 엘리트들이 ‘애국자’로 인정받고 세계를 향해 엄포를 놓은 외교관이 ‘전략가’로 인정받는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연구소장은 「북한경제 호전의 진실」에서 “김정은 정권은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 기조하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경제정책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유지하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비핵화 합의 파기 전과자

과거만 봐도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은 후 비핵화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비핵화 합의인 2005년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합의, 2012년 2·29 합의를 번번이 파기했고 이번에도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는 ‘6자가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해 단계적으로 합의 이행 조치를 취한다’는 데에 동의했으나 북한은 이듬해 7월 한·미 군사훈련을 구실로 대포동 2호를 발사하고 그해 10월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9·19 공동성명 이행 조치가 담긴 2007년 2·13 합의에는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한·미·일·중·러가 중유 100만톤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이후 북한은 핵 신고서 검증 조치를 거부하며 6자 회담 합의사항을 어겼고 2009년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이 식량을 지원하기로 한 2012년 2·29합의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헌법 전문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하고 이듬해 2월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휴지쪼가리가 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비핵화 관련 언급은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또한 북한은 지난 2일 중국 옌볜에 북한 여성 근로자 400명을 새로 파견했고, 시진핑에게서 4억원어치 선물을 받는 등 일련의 핵 관련 외교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비핵화합의가 성사된다면 더 많은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는 어떨까. ‘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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