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4주기… 문화·예술·방송계 애도 물결
세월호 참사 4주기… 문화·예술·방송계 애도 물결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4.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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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았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수백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낳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탑승객 476명 중 172명만이 살아남았고, 304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일반인 승객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단원고 학생 박영인·남현철군,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 5명은 아직도 미수습자로 남았다. 

4년의 시간동안 세월호는 차가운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왔고, 최근에는 막바지 내부 수색을 위한 직립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생때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와 대형참사에 무력했던 당국에 분노한 국민의 마음속 흉터는 여전하다. 

이에 문화예술계는 세월호 4주기를 맞아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남겨진 이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 영화로 전하는 세월호… '추모' 그리고 '위로' 

# '그날, 바다' 

지난 12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초점을 맞춰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어준의 프로젝트팀이 제작, 김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세월호의 출발부터 침몰까지의 항적 자료, 생존자와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세월호의 이상 징후 및 시간대를 추적했다. 제작진은 세월호가 섬 주변에서 4번 좌측으로 기울었던 점, 병풍도 해저 지형도의 융기부와 세월호의 급회전 지점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세월호가 좌측 앵커를 내리고 항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화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20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았고, 배우 정우성은 '노 개런티'로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 '눈꺼풀' 

첫 개봉 이후 1년여 만인 지난 12일 재개봉한 영화 '눈꺼풀'은 제주 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을 선보였던 오멸(본명 오경헌)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죽은 자들이 잠시 머무는 섬 미륵도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섬에는 망자의 주린 배를 채워줄 떡을 대접하는 노인이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바다에 커다란 폭풍우와 함께 선생님과 학생들이 섬을 찾지만, 쌀을 빻는 절구통이 부서지고 우물물이 썩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세월호 구조, 그리고 진상 규명 과정에서 드러난 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을 보여주는 상징들이 슬픔과 분노를 상기시킨다. 

11일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오 감독은 "'눈꺼풀'은 희생자들을 위해 제사 지내는 마음으로 연출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 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했다.   

# '공동의 기억: 트라우마'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공동의 기억:트라우마'는 극장 개봉이 아닌 공동체 상영으로 관객을 찾는다. 지난 4년의 세월을 되돌아보고, 공동의 상흔으로 남은 아픈 기억을 되새겨보는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영화다. 

'어른이 되어'(오지수 연출)는 세월호 생존학생과 세월호 세대의 이야기를 다뤘고, '이름에게'(주현숙 연출)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되짚었다. '상실의 궤'(문성준 연출)는 세월호 희생자 부모가 느끼는 상실감을 다뤘고, '목포의 밤'(엄희찬 연출)은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의 낮과 밤의 모습을 담아냈다. 

◆ 책으로 만나는 세월호… '그리움'

# 희생자에게 보내는 편지…『그리운 너에게』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10명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글을 묶은 책 『그리운 너에게』가 9일 출간됐다. 책을 기획한 4·16 가족협의회 이지성 기억저장소장(고(故) 김도언군 어머니)은 "그동안 '유가족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부모들이 제대로 웃거나 울지도 못하고 애들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며 "마음을 보여주는 손편지의 형식을 통해 엄마, 아빠들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출판사 후마니타스에 따르면 이 책은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기획하고 쓴 첫 번째 책이다. 애초 육필 편지 원본을 그대로 수록하려 했으나, 가독성을 위해 편지글과 함께 이미지로 담았다. 연갈색 크라프트지를 사용한 표지에는 단원고 학생 11명의 이름이 양각으로 인쇄됐다. 출판사 관계자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남긴 유품이나 흔적을 어루만지며 곁에 있는 듯 느끼는 내용이 편지에 곧잘 나온다"며 "책 표지에서도 그렇게 그 이름들을 만지며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미수습자 가족 인터뷰…『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미수습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책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이 이달 말 출간될 예정이다. 책에는 유해를 찾지 못한 채 지난해 목포를 떠나야 했던 단원고 2학년 6반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일반인 승객 권재근씨와 혁규군 가족의 인터뷰가 담겼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긴급 캠페인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을 진행해 2017년 11월 16일부터 2018년 3월 20일까지 총 3066만8000원의 후원금을 마련했다. 후원금 전액은 네 가족에게 나눠 전달됐다. 

◆ 세월호 특집 방송… 음악회·다큐

KBS와 MBC가 세월호 5주기를 추모하는 특집 방송을 준비했다. 음악회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방송이 편성됐다. 

KBS 1TV는 16일 9시 뉴스를 세월호 특집으로 꾸며, 세월호 특별취재팀의 뉴스를 다섯 차례 연속 보도한다. 이어 10시에는 양희은, 전인권, 안치환, 이상은 등이 참여한 추모음악회 '기억 그리고 다시, 봄'을 방송한다. 오는 19일 방영하는 KBS스페셜 '세월호 4년,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엄마들이 연극을 통해 아픔을 이겨내는 모습이 그려진다. 

MBC는 'MBC스페셜'을 통해 2부작에 걸쳐 참사 4년이 지난 현재 유가족과 잠수사들의 생활을 조명했다. 16일 밤 11시 10분 방송하는 1부 '너를 보내고-416 합창단의 노래'에서는 유가족과 시민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의 노래와 일상이 담겼다. 이어 23일 방송하는 2부 '세월호 잠수사들의 기록 로그북'에서는 희생자들을 수습했던 잠수사들이 후유증에 시달리는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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