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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소피무세 “쿠르드족의 독립은 가능한가”

기사승인 2018.04.17  11: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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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쿠르드족은 약 3000만명으로 중동에서 네 번째로 인구수가 많지만 이라크, 이란, 터키, 시리아로 나뉘어 살면서 독립국가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민족이다.

쿠르드족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17년 독립국가 수립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행하면서부터다. 이라크 북부의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지난해 9월 26일 치러진 찬반 투표에서 투표자의 92%가 쿠르드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실제로 쿠르디스탄의 독립이 실행될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우리의 유일한 친구는 산뿐이다”라는 쿠르드족 속담처럼, 이스라엘을 제외한 그 어떤 국가도 이라크 쿠르디스탄의 독립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라크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쿠르디스탄의 모든 인접 국가들이 쿠르디스탄의 독립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라크 쿠르디스탄이 독립 국가를 수립할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란은 수년간 적대 관계이던 터키와 손을 잡고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원칙에 합의를 봤다.

독립이 좌절된 1차적인 이유는 ‘자원’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면서 터키를 제외한 소수민족들의 독립이 약속됐으나, 쿠르드족의 독립은 철회됐다. 쿠르디스탄 지역의 유전 때문이었다. 이 지역에 유전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영국은 이 지역과 함께 다른 지역을 합쳐서 이라크를 세웠으며, 이라크 설립 후 일어났던 쿠르드족의 봉기를 잔인하게 진압했다. 유전 때문에 쿠르드족의 독립은 좌절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유전으로 인한 수입으로 쿠르드족은 오늘날 독립의 발판을 다져가고 있다.

이라크의 쿠르디스탄 지역의 독립운동을 가능케 했던 것은 1991년에 일어났던 제1차 걸프전쟁과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슬람국가(IS)의 등장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일어난 혼란을 틈타 쿠르드족이 봉기를 일으키자 연합국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을 이라크 공군의 비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쿠르드족의 자치권이 강화됐다. 이후 미국이 주도한 연합국의 사담 후세인 제거 작전에 쿠르드족이 참여함으로써 이라크에서 쿠르드족의 힘은 더 커졌다. 2014년에는 IS의 등장으로 이라크가 혼란에 빠지게 되고 이러한 혼란을 틈타 쿠르드 지역정부는 그동안 쿠르디스탄의 일부라고 주장해왔던 지역을 아무 저항 없이 점령하게 됐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의 해체로 약속됐던 쿠르드족 독립국가 설립은 전승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켜지지 못했고, 그 이후 이라크 내에서 일어났던 전쟁과 IS 등의 외부적 요인이 쿠르드족의 운명을 좌지우지해왔다. 제라르 샬리앙은 이 책에서 쿠르드족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던 적이 없다고 언급하며, 스스로 가장 민주주의적이라고 칭하는 미국과 유럽 연맹국들이야말로 쿠르드족의 운명과 함께 이 지역의 무질서를 초래한 주범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 쿠르드 연대기
제라르 샬리앙·소피 무세 지음 | 은정 펠스너 옮김│한울 펴냄 | 184쪽 | 24,000원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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