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책방 주인 미리 만났다… 주말에는 성대한 ‘2018책의해’ 행사를
독립책방 주인 미리 만났다… 주말에는 성대한 ‘2018책의해’ 행사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4.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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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오는 22일과 23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18책의해 조직위원회 주관으로 광화문에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행사가 진행된다.

무료로 책과 장미꽃을 주는 행사, 알쓸신잡 북콘서트, 북팟캐스트 공개방송, 가수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지만 서울의 ‘독립책방’들과 ‘독립출판물’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장 눈길을 끈다. 

독립출판물은 흔하지 않아서 가치 있다. 대부분 한 사람이 기획·제작·편집·유통까지 하는 1인출판 형태다. 개인이 출간을 하니 홍보비가 부족하다. 전국의 수많은 서점에서 판매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니 대부분의 서점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1인 출판이 늘고 있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독립서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에 있는 20개의 독립서점이 참여한다.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서점들을 찾아가 봤다.


# 부천 오키로북스

부천시에 위치한 독립책방 ‘오키로북스’는 들어가자마자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장과 벽이 전부 흰색이어서 책들이 부각돼 보였다. 오키로북스의 김병철 대표는 "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게 됐냐"고 물으니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방하고 싶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그에게 질문했다.

- 왜 굳이 잘 팔리지 않는 독립출판물을 팔게 됐는지…

독립출판물이 가지는 고유의 ‘날것’의 느낌을 좋아한다. 특징이라면, 아마추어의 향기가 나고 만듦새가 별로다. 그렇지만 상업출판과 달리 돈을 벌려고 출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의 생각이 거리낌 없이 표현된다. 작가들은 주로 20대에서 30대로 기성 작가들과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 ‘다르다’라면, 어떤 작품이 가장 달랐는지…

최근 독특했다고 생각하는 책은 KOPILUWAK(필명)이 지은 『저 청소일 하는데요?』이다. 작가는 디자인 일을 하면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 부업으로 어머니가 하시는 청소일을 한다. 그 경험을 만화 형식으로 표현했다. 청소일 하는 내용의 책은 기존 서점에서 찾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잘 팔리는 독립출판물이 있는지…

최근에는 문제이 작가의 『머무르는 말들』이 가장 잘 팔렸다. 작가의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말들을 그림과 글로 표현했다.


# 은평구 책방비엥

은평구에 위치한 ‘책방비엥’은 오래된 헌책방 느낌이 났다. 나무의 색을 그대로 살린 책장 옆에 노란색 빛을 내는 전구가 분위기를 냈다. 권순미 대표를 만났다.

- 독립출판물을 판매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기존 서점에는 모든 책이 다 나오는 게 아니다. 서점에 없는 책이 많고, 그래서 다른 서점과 달리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또 그런 책을 내는 사람들도 소개하고 싶었다. 그냥 책이 좋았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업은 디자이너이지만 북카페를 열었다. 과거 독립출판물이 하나 둘씩 나오던 시절부터 독립출판물을 사 모았다. 이런 출판물을 파는 서점이 없어서 내가 내 서점에서 소개해보기로 결심했다.

- 독립출판물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지…

과거에는 독립출판물이 적었기 때문에, 소개해달라고 하면 무조건 다 받아서 판매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고객들의 입맛에 맞을 것 같은 책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우리 서점의 모토가 ‘당신의 사심이 공존하는 동네 서점’이다. 고객의 사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책을 내 사심에 맞게 골라 소개한다. 고객 중에 “내가 좋아하는 책이 너무 많네요”라는 말이 나오면 기분이 좋다. 우리의 사심이 맞은 거니까.

- 어떤 독립출판물이 많이 팔렸는지…

최근에는 KOPILUWAK(필명)의 『저 청소일 하는데요?』가 가장 많이 팔렸다. 예전에는 이보람 작가의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가 잘 팔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길게 보면 독립출판물은 어느 하나가 잘 팔리거나 하는 것은 없다. 골고루 잘 나가고, 주로 신간이 잘 나가는 편이다.

- 소개하고 싶은 독특한 독립출판물이 있다면…

태제 시인의 『우리집에서 자요』라는 시집이 독특했다.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는 독특한 개성이 있다. 또 김은비 시인의 『꽃같거나 좆같거나』도 비슷하게 좋았다. 오늘 아침에 읽고 온 『3월』이라는 책은 특수학교 교사가 장애인 학생들과 한 달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한 책자 형식의 책인데 최근 나온 독립출판물 중에는 이런 내용이 없어서 좋았다.

-이번 책의해 행사에는 어떤 책을 준비할 예정인지…

은평구에 사는 주민들이 추천한 책 15권 정도를 가지고 갈 예정이다. 또 예전에 나왔지만 여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책도 가지고 간다.
 

# 노원구 지구불시착

책 사이에 세워져 있는 독특한 그림들과 독립출판물들. 노원구에 있는 서점 ‘지구불시착’은 마치 다른 세계에 서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김택수 대표에게도 그런 느낌이 났다.

- ‘지구불시착’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본업이 화가여서 그림을 그려서 전시했다. 그런데 관람객들이 전시와 관련된 책은 없냐고 물어봐서 출판을 하게 됐고 그래서 독립출판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 독립출판물의 매력이라면…

찌질함? 주류가 아니고 ‘날것’ 같은 느낌이 좋다.

- 이번 행사에는 어떤 책을 가지고 갈 예정인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독립책방이 20군데나 온다고 하니 겹치는 출판물은 빼고 가져갈 예정이다. 어떤 책이 겹치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웃음).

- 추천할만한 독립출판물이 있다면…

김종완 소설가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친하기도 하고. 그의 소설을 좋아한다. 『이상해』, 『택시를 잡는 여자』, 『달빛 아래 가만히』가 좋다. 김종완 소설가는 책을 집에서 만든다. 이런 독특한 작업에 끌리기도 한다.

독립출판물. 이 희소하고 독특한 저작물과 그것을 파는 서점 주인을 만나보자. 22일과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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