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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록 성추문… 왜 목사들은 성폭력을 저지르는가

기사승인 2018.04.24  16: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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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만민중앙교회 홈페이지>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위치한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가 10명이 넘어서고 있음에도 교회가 제대로 조치를 하고 있지 않고 심지어 은폐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국민들은 이재록 목사와 만민중앙교회를 비판하며 그동안 타의 모범이 돼야 할 수많은 목회자들이 성폭력을 저질러왔던 행태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록 목사 측은 처음 고소를 당한 3주 전부터 성폭행은 물론 성관계조차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경찰에 피해사실을 털어놓은 신도가 10명이 넘는다.

23일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최근까지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했다. 피해자는 “20대 초반이던 2011년에 이재록 목사가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거기 가면 바로 벗는다”, “이재록 목사에게 세뇌를 당해 저항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목사님은) 정말 하나님 같은 분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게 자랐어요. 성폭행이죠, 그루밍 성폭행(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이죠, 절대복종”이라며 “이재록 목사가 3년 반 동안 20차례 이상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 측의 조직적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이 목사의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자신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자를 불러 이 목사를 고소한 신도들의 주장을 반박하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비서실장은 “우리 이거 입 맞추면 된다. 쟤네 피해자 5명은, 고소인들은 터무니 없는 얘기하는 것이고”라는 식으로 말했다.

만민중앙교회 측은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법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이며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라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서로 상반된 입장들이 있으니 지켜보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목사들 숱한 성폭력 왜?

정희성 이화여자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는 그의 논문 『목회자의 교회 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연구』에서 “목회자에 의한 교회 내 성폭력은 성인 간 쌍방동의하에 가진 관계라할지라도, 목회자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신에게 부여된 힘을 잘못 남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라며 “즉, 누군가와 목회자가 동의하여 성관계를 한다 해도 이는 목회자의 절대적 권위에 의존해 일어나는 것이므로 목회자에 대한 신뢰를 악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권력 관계를 악용한 목회자들의 성폭력은 지금까지 숱하게 일어났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에 대한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7년간 합계치가 종교인이 680명으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의사, 예술인, 교수 순이었다.

정 교수는 “교회 내 성폭력에 관여한 목회자들이 가장 많이 드러내는 성향은 자기애성 인격장애”라며 “목회자의 자기애성 성향을 신학이 강화한다. 신학은 선민의식, 또는 하나님과의 단독자 경험을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목사들이 자신이 교인보다 높은 위치에 있고, 자신을 신에게서 권능을 받은 사람, 성폭력을 저질러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은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논문 『목회자의 성적 비행과 목회 윤리적 과제에 관한 연구』에서 “친밀함의 근원이어야 할 아내와의 친밀성을 유지 못하고 다른 대상과 사물 등으로 친밀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남성 목회자의 성폭력을 그의 배우자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목사들의 낮은 자존감과 칭찬에 대한 욕구도 성적 일탈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목회자가 원하는 인정 욕구들을 목회 현장에서 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목회 실패와 낮은 자존감이 결합될 때 목회자는 엉뚱한 곳에서 그러한 인정의 욕구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원해내겠다는 욕구인 ‘구원자 욕망’ 때문일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그는 “상처 입은 여성과 만나게 됐을 때 그를 돕고자 하는 지나친 의지가 성도 간 친밀성을 넘어 성적인 영역으로전이되기도 한다”라며 성폭력을 한 일부 목사들은 “‘이 비련의 여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생각하다가 ‘바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쩌면 영적 침체기에 오랜 동안 빠져 있을 수도 있다”라며 “혹은 반대로 그가 이룬 목회적 성공이 그로 하여금 나르시스틱 하게 만들고 자만심으로 인해 자신은 예외라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는 교단 책임… 교회 공동체 차원에서 ‘피해자 위주’ 대책 마련 필요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교단의 책임을 강조한다. 백광훈 원장은 “교회는 목회자의 성적 비행에 공동의 책임이 있다”라며 “목회자의 성적 비행이 일어났을 때 교회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 중 하나는 목회자의 성적 탈선에 대한 책임이 교회 전체의 책임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원장은 “목회자의 성적 일탈 행위가 일어났을 때, 교회는 가장 먼저 피해자에게 관심을 두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라며 “현실적으로 목회자의 성적 비행이 발생했을 때 목회자와 피해자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목회자의 일방적 주장이 반영될 여지가 많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교회도 이런 문제가 제기될 때 교회의 명예와 교인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목회자의 사역리더십 손상을 막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피해자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정희성 교수는 “교회가 피해자를 위한 정책이나 지침을 마련하고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교단의 정책이나 지침은 피해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잠재적 가해자에경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적절하거나 불완전한 목회지침은 교회기관에 거대한 빚인 반면, 적절한 목회지침은 위대한 자산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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