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선한 권력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책 속 명문장] 선한 권력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5.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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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권력이란 무엇일까? 권력의 사전적 정의는'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이다. 16세기 마키아벨리는 책 『군주론』에서 무력, 기만, 전략적 폭력을 권력의 요소로 규정했다. 이처럼 그간에는 '권력'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존재했다. 

대커 켈트너 버클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 동안 사례와 임상 시험을 통한 연구 끝에, 권력에 대한 오해를 낱낱이 풀어냈다. 권력에 대한 일반 통념을 새롭게 조명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권력의 개념을 재정의했다. 

『군주론』이 제시한 것은 그런 폭력 시대에 걸맞은 권력 철학이었고, 그에 따르면 권력은 '강압과 권모술수' 그 자체였다. 그러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동적이면서도 사납고 폭력적인 예측 불가능한 폭압을 휘둘러야 한다. 그 권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른 꿍꿍이가 있어도 고결한 척 행동해야 한다. 이런 권력은 정적과 비판자들을 잠재우고(또는 죽이고), 자신만을 추종하라고 독려하며, 대중의 입을 막는다. 강압과 권모술수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권력 개념에 반하는 예를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역사상 수많은 중요한 변화, 즉 여성 참정권 채택, 시민 입법, 언론 자유 운동과 그것이 베트남 전쟁 반전 데모에 미친 영향, 인종차별 정책의 폐지, 새롭게 부상한 동성애자 권리 등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 미약한 민중에 의해 이루어졌다. 어떤 강압적인 힘을 가지고 세상을 바꾼 게 아니었다. <31쪽> 

기복을 타는 연애 생활도 이와 같은 권력 역학의 양식 안에서 일어난다. 상대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둘 사이의 권력이 어떤 식으로 균형을 잡는가에 따라 다르다. 다른 연인들에 비해 좀 더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골고루 권력을 나눠 가진 연인들은 좀 더 깊은 사랑의 감정과 신뢰를 느끼며 만족한다. 하지만 이성에 관계에서 남자 쪽에 권력이 더 있다고 느낄 경우, 여자는 오르가슴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섹스에 별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질액이 잘 분비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성애 관계에서 남자가 실직한다든가, 경제적 형편이 안 좋아져서 여자 쪽에 권력이 더 있다고 느낄 경우, 남자는 조루나 발기부전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성욕이 권력과 무관하지 않듯 사랑이라는 낭만적 감정 또한 그와 무관하지 않다. <45-46쪽> 

공동체는 언제 우리에게 권력을 쥐여주는가. 우리가 열정적일 때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이해관계를 우렁찬 목소리로 강단있게 옹호할 때다. 우리는 언제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우리가 집중력을 잃지 않을 때다. 대의와 절차를 명확히 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줄 때다. 우리는 언제 권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가. 평정심을 유지할 때다. 어려움에 처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좀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하고, 사람들이 불안해하면 그를 달래줄 이야기를 해주며 다정한 말을 건넬 때다. 우리는 언제 영향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까. 우리가 열린 마음일 때다. 질문다운 질문을 던지고,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때다. 그리고 신나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관점을 제시할 때다. <74쪽> 

『선한 권력의 탄생』
대커 켈트너 지음 | 장석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펴냄 | 23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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