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이명박·고 노무현 … '최후에 웃어야 승자다'

기사승인 2018.05.23  16:34:58

공유
default_news_ad2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오늘은(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9주년으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는 대규모 추모 인파가 몰렸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뇌물·횡령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열린 날이기도 했다. 추모식과 재판의 시작 시간마저도 오후 2시로 같았다. 하지만 같은 날 같은 시간, 두 전 대통령이 놓인 상황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비록 고인이 되긴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그리워하는 반면, 이 전 대통령은 측근의 잇따른 고발로 구속된 상황에서 특별한 지지 세력마저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0년 전 대통령 당선 직후만 해도 이 전 대통령의 인기는 하늘 높게 치솟았고, 노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었다. 친노는 '폐족'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을 중국 고서 『삼국지』에 빗대어 '죽은 공명, 산 중달을 물리치다'라고 말했다. 죽은 제갈량의 위세에 눌려 사마의가 전쟁에 패한 것과 같이,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에 이 전 대통령의 기세가 위축된다는 주장이다. 두 전 대통령의 정치 승부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노무현·이명박, 종로에서 맞붙다.   

두 전 대통령은 1996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첫 승부를 가렸다. 

책 『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은 두 전 대통령이 1996년 종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종로구는 지정학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위치하고,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등 핵심 권력기관이 밀집해 있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매번 정치 거물들의 싸움이 벌어지곤 한다. 두 전 대통령도 이런 이유로 종로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명박 신한국당 의원은 선거와 기자들을 대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전 보좌관에 따르면 기자들에게 쓴 관리비만 한 달에 4000만원으로, 1996년 총선에 최소한 6억8000만원 이상 소비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노무현 통합민주당 후보는 전 국회의원이라는 인지도 외에는 돈도 조직도 없었다. 직접 쓴 손 편지를 편지통에 넣고 길거리 농구를 함께 하는 유세 외에는 묘안이 없었다.  

결과는 이명박 후보의 승리(득표율 41%)였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선거 비용을 규정보다 초과 지출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의원직을 박탈당했고,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이때 노무현 후보는 종로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재입성하게 된다. 

'논두렁 시계'… 망신주기 의혹 

세월이 흘러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을 이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해 12월 28일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당선인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 처음 들어와 보니 보기 흉한 시설이 많더라. 바로 고치고 싶었지만, 임기 초에 고쳤다가는 저 때문에 고친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지난해(2006년) 5월에 많이 고쳤다"며 "당선인께서 들어오시면 생활하시기 굉장히 좋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명박 당선인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후임자가 전임자를 잘 모시는 전통 하나만큼은 확실히 만들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비정상적인 풍문 확인 작업은 빈번하게 일어났다. 대표적인 사건이 '논두렁 시계' 논란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회갑 선물로 1억원짜리 시계 2개를 선물했다는 내용이 2009년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 과정을 국정원이 주도해 '논두렁'이란 이름을 붙이고 자극적으로 각색해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 건은 검찰이 사건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 국정원 직원들의 증언이 언론에 쏟아졌다. 지난해 8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전 국정원 간부는 "논두렁 시계 논란을 국정원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전 국정원 관계자 역시 "(국정원이) 심리학자를 동원해 심리전단 프레임을 만들었다"며 "논두렁 시계도 국정원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단어"라고 증언했다. 

이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이 사행성 도박게임 '바다이야기'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은 이례적으로 적극 사실확인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전한 혐의를 받는 바다이야기 관계자 A씨가 해외에서 체포되자 8000만원이나 들여 7일만에 국내로 압송했지만, 해당 사실이 사실무근으로 확인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해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지난 21일 열린 대북공작금 횡령 관련 재판에서 "(노 전 대통령의 풍문을 확인하는 업무는) 정당한 업무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전 정권의 비리를 조사하는 선을 넘어 망신주기에 힘썼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1992년 종로 총선에서 맺은 인연이 대선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일련의 정치 풍파를 겪은 후 한 사람은 무덤에서, 또 한 사람은 재판장에서 국민의 시선을 받고 있다. 과연 역사는 두 사람 중 누구를 승자로 기억할까.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최신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