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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의 녹색은 ‘사랑’·자두의 보라는 ‘권력’

기사승인 2018.06.09  08: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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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복숭아, 참외, 매실, 수박, 자두, 체리, 복분자, 블루베리, 사과… 6월부터 7월은 색색의 갖가지 과일이 나오는 계절이다. 과일을 파는 곳에 가면 다양한 색으로 눈이 즐겁고, 맛으로 입이 즐거울 뿐 아니라 영양소가 많아 몸이 즐겁기도 하다. 과일을 그 영양소와 색으로 분석해보면 어떨까. 디자인 저널리스트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저서 『컬러의 말』에 적힌 내용을 빌렸다.

달달한 참외에는 사과의 3배 정도 되는 칼륨이 들어있고,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다른 과일에 비해 먹었을 때 포만감이 크고, 비타민도 많다. 그 색은 노란색이다. 노란색은 가치와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 금발은 이상적인 머리색 취급을 받아왔다. 어떤 경제학자는 그 인구 비율보다 더 많은 금발이 광고에 등장함을 밝혔고, 중국에서는 어떤 달걀노른자의 색깔(임페리얼 옐로)이 황제의 사랑을 받았다. 당나라(617~907년)의 초기 문헌에 의하면 평민과 관료에게 ‘붉은 기가 도는 노란색의 의복 착용’을 명시적으로 금지시킨 한편 황궁의 지붕은 노란 색으로 칠했다. 인도에서 노란색은 현세보다 영혼의 세계에 어울리는 색으로 인식된다. 평화와 지식의 상징인 크리슈나는 대개 푸르스름한 연기색의 피부에 생생한 노란색 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된다. 미술학자 B. N. 고스와미는 “노란색은 모두를 한데 아우르고 영혼을 북돋우며 시야를 넓혀주는, 풍성하게 빛나는 색”이라고 표현했다.

시큼한 맛이 나는 매화나무 열매 매실은 『동의보감』에 그 효능이 나왔을 뿐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3천년 전부터 약재로 쓰였다. 소화불량에 도움이 되며 스트린산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근육이 뭉친 것을 풀어준다. 그 색은 녹색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녹색은 정원이나 봄과 긍정적으로 얽혀 있다. 무슬림 세계에서 흰색과 더불어 녹색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랑하는 색이었다. 쿠란에 의하면 낙원에서 입는 가운이나 나무 사이에 흩어져 있는 비단 소파는 모두 나뭇잎의 녹색이다. 중세 이슬람의 시에서는 천상의 산인 ‘콰프’나 그 위로 펼쳐진 하늘, 아래로 흐르는 물이 전부 녹색으로 묘사돼 있다. 이란,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의 이슬람 국가의 국기에 녹색이 등장하는 이유다. 서양에서 녹색은 청춘과 젊은 사랑의 상징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미의 ‘풋내기’는 중세시대부터 쓰였고, 큐피드처럼 짓궂은 사랑의 화살 쏘기를 즐기는 독일의 여신 ‘미네’는 녹색 드레스를 챙겨 입었다.

잘 익으면 달콤한 맛이 나는 체리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항산화와 항암, 눈 건강의 개선, 혈액 내 당 수치 조절, 혈액 건강 개선, 소염, 불면증 해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리의 빨강색은 공산당의 상징 색이자 즐거움과 행운의 색이다. 중국에서 결혼식처럼 특별한 경우에 선물하는 돈인 홍바오(紅包)는 빨간색 봉투에 담는다. 유럽에서는 중세시대 왕과 추기경이 고급스러운 빨간 천을 지나치게 좋아했다. 1999년에는 세계 국기의 75퍼센트에 빨간색이 쓰이기도 했다. 예술가들은 모든 장르에 걸쳐 작품에 극적인 효과, 에로티시즘, 깊이를 불어넣기 위해 옥스블러드(Oxblood)부터 퍼시면(Persimmon)까지 다양한 빨간색을 썼다.

새콤달콤한 자두는 천연 피로회복제다. 사과산이 풍부해 식욕을 증진시키고 불면증을 치료한다. 진보라색 껍질에는 카로틴과 칼슘, 비타민이 풍부해 감기를 예방하고 피부에 좋다. 또한 식이섬유와 펙틴이 많아 변비 예방,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보라색은 예로부터 권력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과거 서양에서 ‘자주색에 싸여 태어났다’는 표현은 왕가 태생이라는 의미였다. 일본에서도 진한 보라색이 평민에게 금지된 색이었다. 귀족이 자주색을 원하는 바람에 과거 자주색을 만들기 위해 사용됐던 갑각류 수억마리가 희생됐다.

종류와 익은 정도에 따라서 달콤하기도, 새콤하기도 한 복숭아는 체내에 흡수가 빠른 각종 당류 및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분과 식이섬유소 또한 많고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복숭아의 분홍색은 최근에는 여성과 남성의 차별과 연관된 색이 됐다. 일부 화가들이 여성의 알몸을 그리는 과정에서 분홍색을 사용하면서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분홍색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색’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단지 여성의 알몸을 분홍색으로 그렸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나체화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또한, 2014년에는 프랑스에서 ‘핑크 세금(Pink Tax)’이라는 말이 화제가 됐는데, 마트에서 여성용 핑크색 일회용 면도기가 1개에 1.93달러인데 반해 남성용 파란색 일회용 면도기는 10개 들이에 1.85달러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프랑스의 여성부 장관이었던 파스칼 부아스타르는 “분홍색이 사치의 색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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