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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대한민국] 최일구 앵커 “내가 행복해야 주변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

기사승인 2018.06.27  18: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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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태구 기자>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톡톡 튀는 신선한 멘트로 딱딱한 뉴스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던 최일구 전 MBC 앵커는 현재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사실 그는 2013년 MBC에 사표를 낼 때부터 인생 이모작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연대보증을 섰던 것이 잘못되면서 회생·파산·면책 등 모진 풍파에 휩쓸렸다. 힘겨운 시기였지만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책과 음원을 통해 ‘인생 뭐 있니?’를 외치며 유희적인 태도로 역경과 마주했다. 절망적인 상황에 자존감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자신과 진솔하게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깨달음도 이때 얻었다.

이런 깨달음 속에서 지난해 9월 MBN ‘뉴스8’ 주말 뉴스 앵커를, 10월 tbs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 DJ를 맡으면서 제2의 인생문을 열어 젖혔다. 지금까지 8개월여간 제2의 인생을 펼쳐가고 있는 최일구 앵커의 현재와 내일의 계획이 궁금했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뚫고 상암동 tbs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사진=이태구 기자>

- <독서신문>이 선정하는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의 셀럽으로 지명되셨다.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께서 <독서신문>을 구독하셨다. 옛날에는 타블로이드판으로 조그맣게 나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데... 이렇게 저를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 셀럽으로 선정해주시니 너무 반갑고 고맙다. 

- 어려운 시기를 통과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신지 8개월여가 지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계신지.

2013년 2월에 27년 다니던 MBC에 사표를 냈고, 연대보증 섰던 것 때문에 회생·파산·면책과 같은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근 5년간 이렇다 할 직업 없이 살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부터 MBN에서 주말 뉴스 앵커하고 tbs에서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 DJ도 하고 있다. 고정된 수입이 확보가 되니까 삶 자체는 어느 정도 안정되는 것 같다. (5년을 쉬었으니) 당장 눈에 띄게 안정이 되긴 어렵지만 매일매일 열심히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해 나갈 생각이다.

- “돈을 벌기 위해 책을 출간하고 앨범도 발매했다”고 모 인터넷 방송에서 말씀하셨다. 당시 책은 별 성과가 없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고속도로메들리 진출을 희망하셨던 앨범의 성과는. 

『인생 뭐 있니?』라는 책을 출간한지가 벌써 만 2년이 넘었는데 안 팔려서 초판 찍고 그만뒀다. 처음 책을 낼 때는 ‘혹시 베스트셀러가 돼주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안 되더라. 그래서 작년 8월에 ‘인생 뭐 있니’라는 똑같은 타이틀로 제가 작사·노래해서 음원을 냈다. 저작권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는데 한달에 5,000원정도 인세가 들어온다(웃음). 일요일에 작사가 이건우씨하고 tbs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일구의 뽕짝시대’라는 코너를 하는데, 거기서 노래를 하나 만들고 있다. ‘지하철 5호선’이라고 해서 복잡한 5호선에서 옛 연인을 조우해 눈짓만 하다 눈물지으며 내린다는 내용이다. 작사는 끝났고 작곡은 사람을 물색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신다고 들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인가. 

절약보다는 차를 살 형편이 아니라 못 산거다. 집도 (임대료가 저렴한) 남쪽으로 이사 가서 여기(상암동 tbs 방송국) 오는데 만 하루에 2시간씩 왕복 4시간 이상 마을버스, 광역버스 또 광역버스를 타고 온다. 돌아갈 때는 서울역에서 무궁화열차 타고 수원역에 내려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기도 한다.

- 인생의 거센 풍파를 거치면서 중시하게 된 기준, 혹은 신조가 있으신지.

항상 자존감을 잃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잘 풀릴 때는 그런 생각을 못 했는데 힘들게 살다보니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나구나’라고 깨닫게 됐다. 내가 행복해야지 주변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자존감을 놓치고 살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 “인생 뭐 있냐. 전세 아니면 월세지”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그 말은 집집마다 환경이 다르고 사람마다 처한 현실이 다르다는 의미이다. 사는 형태는 전세, 자가(自家), 월세, 하숙 다양하지 않나. 환경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니까 자기의 현실을 100% 인정하면서 열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가지며 살자는 비유적인 얘기다. 한마디로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살자는 말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하시는 바가 있다면.

밤 10시에 탤런트 김성환씨가 tbs ‘김성환의 서울블루스’ DJ를 하시는데 지금 나이가 70이 다 되셨다. 그 분이 내 롤모델이다. 운이 좋다면 나도 DJ를 잘 해가지고 김성환씨처럼 70살까지 일을 계속하고 싶다.

- 험한 풍파에 시달렸던 MBC가 새 주인을 맞았지만 시청률에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뉴스 시청률은 공중파 3사 중 가장 밑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 해결책이 있다고 보시는지.

MBC는 새로운 사장(최승호 사장)이 선임되고 새로운 질서를 갖춰 가면서 진통을 겪는 중이다. 그래도 새로운 시작이니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서 언젠가는 과거의 MBC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공중파 3사 중 최하위 뉴스) 시청률은 (신임 사장 선임) 전에는 더 안 좋았을텐데... 이미 5년 넘게 시청자에게 외면 받은 방송이었으니 민심을 되돌리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요즘 TV환경이 옛날처럼 지상파 3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가 있고, 또 요즘 젊은 친구들이 TV보다 유튜브 같은 매체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힘들긴 하겠지만 언젠간 (MBC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 

- MBC에 돌아가실 생각은 없으신지. 

불러주면 저야 좋죠. MBC는 제 청춘을 불살랐던 친정이고 고향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에 여건이 괜찮고 후배들이 불러만 준다면야 저는 얼마든지 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 

-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MBC는 수년간 국민과 소통이 단절됐던 ‘국민의 방송’이었는데 이걸 회복하기 위해서는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지금부터 부단한 노력으로 열심히 콘텐츠를 생산하다 보면 다시 한 번 좋은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이태구 기자>

- 평생을 언론인으로 사셨다. 현재 생각하시는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 통신에 의존하는 (베껴 쓰기) 보도행태가 많다. 한 군데서 보도가 나오면 그걸 그대로 중계하듯이 보도하기 때문에 과거 각 언론사만의 색깔 있는 뉴스가 사라진 부분이 아쉽다.

- 언론이 진보·보수 색채를 지닌 각 독자들의 구미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미국의 경우 'FOX뉴스'는 완전 보수 언론이다. 이제는 언론사가 자신들의 특성을 살리는 세상이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때 중요한 점은 불편부당(不偏不黨·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공평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사 색깔은 드러내되 공정성을 밑바탕에 둬야한다. 

- 어떤 책을 주로 읽으시는지. 독서법은.

베스트셀러 위주보다는 역사책 같은 인문학에 관심이 많다. 독서할 때는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한다. 서점에서 훑어보다가 괜찮으면 서문을 읽고 콘셉트가 마음에 들면 사는데, 책을 1/4이나 절반만 읽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 책 읽기를 꺼려하는 청년들에게 조언 한마디 하신다면. 

요새 책을 워낙 안 읽으니까... 일단은 얇은 책이든 뭐든 한권을 끝까지 완독해서 작은 성취감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러면 곧 독서의 즐거움에 빠질 것이다.  

- 책과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 

유머 책을 많이 사서 본다. 옛날에 뉴스에서 한 “말레이곰 도망가지 말레이” 발언도 유머 책에서 보고 한거다.  경상도 산골 마을 버스정류장에 경상도 할머니와 미국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왔데이” 그랬다. 미국 사람은 할머니가 ‘무슨 요일(what day)’이라고 묻는 줄 알고 “먼데이(Monday)”라고 했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미국 사람이 ‘뭔데’라고 묻는 줄 알고 “버스(BUS) 데이”라고 말했으나 미국 사람은 ‘birthday(생일)'로 알아듣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는 경상도식 유머가 떠올라 당시 그런 멘트를 했다. 

- 추천하고 싶으신 책 3권정도 말씀해 주신다면.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 류시화 옮김 | 이레 펴냄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펴냄  

『인생 뭐 있니?』
최일구 지음 | 인코그니타 펴냄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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