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대체복무제 도입 당겨지나… 해외는?
군(軍)대체복무제 도입 당겨지나… 해외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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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지난달 28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려 우리나라에 적합한 대체복무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헌재는 이날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병역법 5조 1항은 병역을 현역, 예비역, 보충역 등으로 규정한다. 문제는 규정된 병역 중에 대체복무자들이 원하는 군(軍)과 관련 없는 일을 하는 대체복무제는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종교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전체 국방력에서 병역 자원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낮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방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대체복무제는 내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입법될 예정이다.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법 규정의 위헌성이 드러났지만 관련 법이 개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법적 효력을 인정해주는 헌재의 결정)을 내린 이유는 병역법 5조 1항이 위헌이지만, 이 조항을 바로 무효로 하면 혼란이 생길 것을 예상해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정에 맞는 대체복무제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했거나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만, 이들의 대체복무제 또한 나라마다 다르다.

2013년을 기준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는 사람에게 대체복무를 인정하고 있거나 인정했던 나라들은 독일, 러시아, 대만, 프랑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아르메니아 등 총 32개국이다. 이들 중 독일, 아르메니아 등 몇 국가는 영토분쟁이나 분단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독일은 1960년에 최초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시행했으며 2011년 모병제를 도입하기 전까지 운영했다. 최초의 대체복무자는 340명이었으며, 이들은 12개월간 기독교 시설에서 봉사했다. 병역거부자에 대한 판정은 1973년에 설립된 연방대체복무청이 담당했으나 개인이 원하기만 하면 대부분이 대체복무할 수 있었다. 대체복무 신청자의 90% 이상이 대체복무를 승인받았다. 90년대 들어서는 15만명 가량이 대체복무를 선택했고, 18만개 가량의 일자리가 제공됐다. 군 복무 기간은 9개월인데 반해 대체복무인 재해구호 활동은 6년, 개발 봉사는 2년, 해외 봉사는 11개월, 자원봉사는 12개월, 자발 근로는 21개월이었다. 그러나 독일은 1989년 통일이 되기 전까지 40만명에서 49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군대를 유지했다.

대만의 경우 2000년부터 대체복무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약 2,000만명의 인구에 대한민국과 같이 60만 대군을 유지해왔으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 첨단무기의 개발, 병력자원의 잉여 문제가 대두되면서 2000년대에 이르러 군을 30만명까지 감축한 것이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종교, 가정문제, 전문기술자격, 자원봉사 등의 자격조건을 갖춘 자는 대체복무를 신청할 수 있으며, 종교적 사유로 병역을 거부한 자는 4개월, 그 이외의 사유로 대체복무를 신청한 자는 군 복무 기간보다 2개월을 더 복무한다. 대체복무자들은 4주간의 군사훈련을 대신 긴급구조, 체력훈련, 전문과정, 예절 등 실용적인 교육을 받는다. 대체복무는 주로 사회치안, 사회서비스, 사법행정, 외교, 공공행정, 관광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이뤄진다.

이 외에 리투아니아와 러시아는 ‘군대 내에서 비전투적 복무’만을 대체복무로 인정하고 있다. 사이프러스는 법률상 ‘군대 밖 비전투적 복무’를 규정해놓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군대 내에서의 비전투적 복무만 대체복무로서 행해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체복무 기간은 군 복무 기간보다 길다. 핀란드,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는 군복무 기간보다 대체복무 기간이 2배 길고, 그리스는 약 2.5배, 러시아와 아르메니아는 약 1.75배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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