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 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산사 7곳 찾아볼까
‘나의 문화 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산사 7곳 찾아볼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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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한국 산사 7곳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유산이 됐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유네스코 42차 세계유산위원회(WHC: World Heritage Committee)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山地僧院)(Sansa, Bu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 목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북 안동의 봉정사 ▲충북 보은의 법주사 ▲충남 공주의 마곡사 ▲전남 순천의 선암사 ▲전남 해남의 대흥사 ▲경북 영주의 부석사로 총 7곳이다. 이 산사들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데에는 서기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통도사는 경남 합천의 해인사, 전남 순천의 송광사와 함께 한국 3대 사찰 중 하나로, 금강계단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다. 절의 이름이 ‘통도’인 이유는 이 절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영취산의 모습과 통하기 때문이다. 또한 승려가 되고 싶은 사람은 모두 이 금강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모든 진리를 회통해 일체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양한 종류의 법당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극락전으로 유명하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극락전은 아미타여래를 봉안한다는 의미에서 아미타전이라고도 하며, 극락세계에서 영원히 평안한 삶을 누린다는 의미에서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이 건물은 극락세계를 상징하기 때문에 화려하고 내부 장식이 많다. 팔작지붕에 받침기둥이 아름답다. 앞마당에는 삼층석탑이 있다.

봉정사는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극락전도 유명하지만, 고려 시대 다포계(처마를 받치는 공포를 기둥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두는 건축 방식) 건물 양식을 잘 보전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대웅전으로도 알려졌다. 꾸밈이 없이 투박한 공포와 팔작지붕, 일반 사찰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툇마루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건실하고 힘찬 짜임새를 느낄 수 있다. 유홍준 미술평론가는 그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봉정사가 봉정사일 수 있는 것은 낱낱 건물 자체보다도 그 건물을 유기적으로 포치한 가람배치의 슬기로움에 있다”며 “봉정사는 결코 큰 절이 아니다. 그러나 봉정사는 정연한 건물 배치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단정하고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산사가 됐다”고 말했다.

법주사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5층 목탑인 팔상전으로 유명하다. 이 목탑은 신라 진흥왕 14년(553년)에 인도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승려 의신이 처음 지었으며, 임진왜란 이후 다시 짓고 1968년에 해체·수리했다. 벽면에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구분해 그린 팔상도가 있다. 1층부터 4층까지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이며 5층은 다포양식인 점이 특이하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우리나라 탑 중에 가장 높다.

마곡사는 원나라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고려 말에 세워진 오층석탑으로 유명하다. 마곡사 오층석탑의 가장 큰 특징은 석탑 꼭대기에 라마탑(라마교 특유의 불탑) 형식의 머리장식이 있다는 것이다. 머리장식 아래에는 풍경이 걸려있다. 고려 후기 당시 원나라와 문화 교류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선암사는 국내에 몇 안 되는 무지개 모양 돌다리인 승선교(昇仙橋)로 유명하다. 산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승선교를 건너야 한다. 이 다리가 바로 현세와 선계를 구분하는 상징인 것이다. 선암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부드러운 흙길과 우거진 숲, 맑은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따르면 선암사는 뒷간 또한 매력있다. 유홍준은 책에서 “정(丁)자형 건물의 선암사 뒷간은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 들어가 볼일을 봐야 제맛”이라며 “왼쪽은 남자, 오른쪽은 여자, 각각 8칸씩 나뉜 공동변소인데, 뚫려있는 창살 사이로 경내가 다 보인다. 그러나 밖에서는 안쪽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오픈 스페이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고 했다.

대흥사에는 진귀한 것들이 많다. 보물로 지정된 은진전전 3층석탑, 북미륵암 3층석탑이 있고, 국보로 지정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서산대사를 포함한 여러 명승의 부도(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와 탑이 있으며, 이광사, 김정희, 이삼만 등 역대 명필들의 필적으로 된 각종 현판도 있다.

부석사는 이번에 심사위원이었던 이코모스(ICOMOS: 국제적인 문화재를 보호·보존하기 위해 세워져 세계유산위원회와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으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소백산맥 전체가 사찰의 정원처럼 펼쳐지는 것이 매력이다. 유홍준은 부석사 무량수전에 기대 느낀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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