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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소년들의 생환이 부러운 이유... JTBC 손석희 “우리도 고민할 문제”

기사승인 2018.07.11  18: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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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야생 멧돼지 12명과 코치가 동굴에서 나왔습니다. 모두 안전합니다’ 

10일 오후 6시 58분(현지 시각) 태국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페이스북에는 지난 23일 동굴 탐험에 나섰다 고립된 태국 치앙라이주(州) 유소년 축구팀 '무 빠'(야생 멧돼지) 단원 13명의 전원 구조 소식이 전해졌다. 고립된 지 18일, 생사 확인 8일 만이다. 

동굴 입구에서 4.5㎞나 떨어진 발견지점에서 소년 12명과 코치 1명이 빗물로 가득 찬 동굴을 잠수하며 빠져나오기까지 18일간의 구조 이야기가 갖가지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미구조 소년 가족을 배려한 태국 당국의 언론 통제가 눈에 띄었다. 이번 동굴소년들이 구조되면서 태국 언론은 이미 구조된 소년의 이름이나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 구조 당시 영상이나 인터뷰 역시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태국 당국은 “아직 구조되지 못한 가족의 심경을 고려해 언론 접근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일부 현지 언론이 현장에 드론을 띄우기도 하고 구조대 무전을 도청해 보도하기도 했으나 강력한 비난 여론에 부딪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고립자 가족을 배려하기 위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취재의 자유’를 잠시 내려놓는 성숙한 보도 자세에는 호평이 쏠렸다. 10일 방송한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고립자) 모두가 구조될 때까지 공개를 자제한 조치는 우리도 고민해 볼만한 문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전 세계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열정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사고 직후 각국에서 동굴 탐사 전문가, 수중 잠수 전문가들이 몰려들었고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소형 잠수함을 가지고 사고 현장을 찾기도 했다. 고립된 인원을 최초 발견한 사람은 영국 국적의 소방관 출신 리처드 스탠턴과 IT 전문가인 존 볼랜던이었다. 스탠턴은 2004년 멕시코에서 홍수로 지하에 9일간 갇힌 영국 병사 6명에게 잠수를 가르쳐 9시간 만에 탈출시킨 경험이 이번 구조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소년들이 발견된 이후 구조가 완료된 10일까지 이들 곁에서 건강을 돌본 호주인 의사 리처드 해리스의 역할도 컸다. 마취과 의사이자 동굴 잠수 경력 30년 베테랑인 그는 생존자 건강상태를 체크해 구조 순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사만 푸난 전 태국 네이비실 대원은 구조 활동 도중 산소 부족으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소년들을 다 내보내고 최후로 동굴을 떠났던 코치 엑까본 찬따윙(25)의 미담도 전해진다. 소년을 이끌고 동굴 탐험에 나선 엑까본 코치는 갑작스런 폭우로 동굴 안 수위가 급상승하자 소년들을 경사지로 인도해 생존 공간을 확보했다. 또 천장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을 마시게 하고 소년들이 지참했던 과자 등을 인원에 맡게 배분했다. 하지만 본인 몫을 소년들에게 양보하면서 건강 악화가 심해 한때 우선 구조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그는 최후의 구조자로 빛을 보게 됐다. 엑까본 코치는 구조되기 전 소년들의 부모에게 보낸 손편지에서 “동굴로 데려와 죄송하다”는 사죄의 뜻을 밝히고 아이들을 잘 보살피겠다고 안심시켰다. 수도승 생활을 하다가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자 코치 생활을 시작한 엑까본 코치는 수도승 경험을 살려 두려움에 떠는 소년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며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들의 부모는 엑까본 코치와 정부를 신뢰하면서 당국에 구조 순서를 묻지 않고 차분히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처럼 고립된 인원 구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전례는 2010년 8월 5일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광부 33인이 69일간 고립됐다 구조된 사건이 있다. 당시 고립된 인원들은 사고 발생 17일이 지난 시점에 발견됐지만 52일간 지상에서 고립 위치까지 구멍을 뚫은 뒤에야 구조될 수 있었다. 이들의 생환은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이후 생존기를 담은 책 『THE 33』과 영화 ‘33’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후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33명이 “영화와 도서 등 판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우리의 일은 비밀로 하자”고 약속했지만 고립 당시 세 파벌로 나뉘어 주먹다짐했던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누그러뜨렸다. 또 고용주의 파산으로 위로금을 받지 못했고, 심리·육체적인 사고 후유증을 겪으며 타 기업 채용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 대부분은 생활고에 시달렸고 일부 인원은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등 불행한 삶을 이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생환자 소년과 코치의 앞날은 밝았으면 하는 바람이 전 세계에 가득하다. 

서믿음 기자 dseo@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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