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려 사망... 퇴치 비법은?
모기 물려 사망... 퇴치 비법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7.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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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작은 소리지만 잘 들리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소리가 있다. 바로 모기의 날갯짓 소리다. 생활 소음에 묻힐 만큼 작은 소리지만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은 글 「증문」(憎蚊·모기를 증오하다)에서 모기를 맹호, 뱀보다도 무서운 존재로 묘사했다. 그는 “모기 한 마리 왱하고 귓가에 들려오면 기가 질려 속이 타고 간담이 서늘하구나. 싸워봐야 소용없고 공연히 잠만 못자 여름밤이 지루하다”라고 어느 여름밤 모기에 잠 설치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모기 개체 수가 올여름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가 전국 10곳에 설치한 유문등(불빛으로 곤충을 유인하는 도구)에 잡힌 누적 모기 개체 수는 6월 넷째주까지 1곳 당 평균 4,454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72마리보다 73.2%가 증가했다. 

질본 관계자는 “정확하게 원인을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올해 봄 이후 비가 잦았고, 3월께 기온이 높았던 점을 원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비록 모기의 산란을 막지는 못했지만 내 주변에 오지 못하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기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평소 모기를 눈으로 쫓다 보면 어느 순간 놓치기 마련인데, 이는 모기의 순간적인 방향전환 속도가 인간의 안구 회전 속도보다 빨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경우에는 오래 날지 못해 쉽게 벽에 붙는 모기의 습성을 감안해, 모기를 놓친 지점 인근의 벽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좋다. 또 태생적으로 시력이 약한 모기는 불을 껐다 켜면 일시적으로 시력이 상실되는 ‘화이트 아웃’ 현상에 빠져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위치를 파악했다면 불을 껐다 켜고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기 파리채나 뿌리는 모기약 등 직접적인 살충법 외에 분무기나 선풍기를 사용한 간접 살충법도 있다. 모기의 날개는 작고 얇아 물과 만나면 구실을 못하고 추락하기 때문에 공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린 후 바닥에 떨어진 모기를 잡으면 된다. 선풍기를 이용해서는 모기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모기에게 선풍기 바람은 태풍과 같은 위력이기 때문에 바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모기가 머물지 않는다. 이 외에 모기가 싫어하는 허브·마늘·계피향을 피우거나 특정 주파수를 내보내 모기 접근을 막는 애플리케이션(APP)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갖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래도 모기에게 물렸다면 흔히 사용하는 ‘침 바르기’와 ‘십자표시 내기’ 등의 방법은 피해야 한다. 위 방법은 일시적으로 가려움을 없애지만 위생문제와 상처 부위를 통한 2차 감염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은 가려움증을 줄여주는 약품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따뜻하게 적신 수건을 물린 곳에 올려주는 것도 좋다. 또 숟가락을 따뜻하게 데워 상처 부위에 올려놓는 것도 가려움 해소에 효과가 크다. 

우리나라에서 모기는 가려움을 주는 귀찮은 존재나 일본뇌염 등의 원인 정도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약 2억1,000만명이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로 고통 받으며, 그중 100만명이 매년 사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수로 말라리아 피해가 심한 적도 인근 나라에서는 “인류의 적은 모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모기가 주는 이로운 점은 없을까. 모기가 꽃의 꿀이나 식물의 진을 먹으면서 꽃의 수분을 돕는다는 점 외에 별다른 이로운 점은 없다. 인류가 아직 모기의 존재 목적을 잘 찾아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가려움과 질병을 유발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다만 적어도 고대 이스라엘에 살았던 다윗에게 만큼은 환영받는 존재였을 듯하다. 유대인의 경전 『탈무드』에 따르면 다윗은 질투에 눈이 멀어 자신을 죽이려고 쫓아오는 사울왕의 칼을 모기 덕분에 빼앗을 수 있었다. 다윗은 자신을 추격하다 잠든 사울에게 몰래 접근해 그의 칼을 챙기면서 ‘죽일 수 있었으나 살려뒀다’는 경고를 전하려 했지만 사울이 안고 있는 칼을 빼기는 어려웠다. 이때 모기가 사울의 다리에 앉으면서 사울이 자세를 바꿨고 그 덕에 다윗은 칼을 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유대인의 필독서인 『탈무드』에 언급되면서 적어도 다윗과 다윗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존재 가치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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