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공지영의 ‘표리부동’한 ‘해리’… 누구를 저격하는가

기사승인 2018.08.10  08:32:40

공유
default_news_ad2
<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난달 30일 출간된 공지영 작가의 신작 『해리』에서는 절대 선(善)을 대표할 것 같은 사람들이 악행을 저지른다. 한 마디로 응축한다면 ‘표리부동(表裏不同).’ 공지영 작가는 지난 3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악이 탈을 썼다’고 표현했다. 그는 “진보의 탈, 민주의 탈을 쓰는 것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체득한 사기꾼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며 “향후 몇십년 동안 우리가 싸워야 할 악은 진보의 탈, 민주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행하는 그런 무리가 될 것이라는 감지를 이 소설로 형상화했다”라고 말했다. 공지영 작가의 예견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는 그런 의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사건들이 꽤나 발생한다.

『해리』에는 인간이 가진 마지막 자비심과 연대감, 약한 자에 대한 선의, 페미니즘과 진보를 팔아 돈을 얻는 신부와 그 신부와 공모한 ‘해리’가 등장한다. 공 작가는 소설 내에서 이들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표리부동함을 표현했다. 소설 속에서 그들은 페이스북에 ‘참으로 여성들이 당하는 아픔을 신부인 제가, 남자인 제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라는 식의 게시글을 쓰고 겸손과 봉사에 관해 말하지만, 겉으로는 성폭력을 저지르고 부정 축재를 한다.

공 작가는 소설의 초입에 ‘이 소설은 허구에 의해 씌어졌다’라고 명시했지만, 소설은 2016년 드러난 ‘대구 시립 희망원 인권 유린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졌으며, 이 사건은 가톨릭교회의 부정과 연관됐다. 또한 공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사건 현장으로 뛰어들어 5년간 취재했다고 하니, 이 소설은 완전한 사실도, 완전한 거짓도 아닌 것이다.

따라서 소설을 읽고 나서는 공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주변의 선을 표방하는 사람들이 표리부동하게도 실제로 악을 자행할지도 모른다’는 의심 때문이다. 이러한 공포감은 최근 ‘표리부동함’이 의심되는 몇몇 인물들과 얽혀 더 커진다.

대표적으로 공지영 작가와 연관돼있기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인권 변호사’라고 알려졌으며 진보 진영을 대표해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과거 배우 김부선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성남시에 기반을 둔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만 있을 뿐 그 어떤 증거도 명백한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대중은 의혹만으로도 이 지사가 실제로 그랬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시달린다. ‘아닌 뗀 굴뚝에 연기 나랴’는 식으로 의혹을 진실로 규정해버리는 사람도 더러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진보진영의 핵심인사라고 알려졌으며 과거 도덕적으로도 깨끗하다는 평이었으나 지난 대선 때 ‘드루킹’ 김모씨와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누구보다도 깨끗해야 할 종교계의 장들도 지난 5월 논란이 있었다. MBC ‘PD 수첩’은 조계종의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을 둘러싼 숨겨진 자녀, 학력 위조, 사유재산 은닉,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모든 것이 의혹이긴 하지만 대중은 공포에 떨고 있다. 당최 누구를, 어떤 소문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이들로 인해 불신(不信)과 분열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도 한다. 이들 때문에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할 시간에 남을 의심하고 있으니 사회가 정체되는 ‘국가적 낭비’라는 시각도 있다. 억울할 수도 있지만 의혹의 당사자는 자의든 타의든 사회와 대중을 어지럽게 한 죄(?)를 범한 것이고 대중에게는 빚이 생긴 것이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이들은 대중의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표리부동’한 의혹을 해명하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 적극적이지 않으면 의심만 증폭될 뿐이다. 한편, 대중은 이 모든 ‘표리부동’이 아직은 의혹일 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진실 규명을 위해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그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때까지 속단해서는 안 된다.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최신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