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축구 성공 신화... 군 면제에 맞서는 베트남의 동기부여는?
박항서 축구 성공 신화... 군 면제에 맞서는 베트남의 동기부여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8.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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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베트남 국민의 한국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하면서다. 거리로 몰려나온 인파는 “땡큐 박항서”를 외치며 폭죽을 터뜨리는 등 현재 베트남은 축제 분위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시리아를 1대 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만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이 동메달이라도 목에 건다면 1974년 말레이시아가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44년 만에 동남아시아 국가가 수확하는 메달이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강하게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나를 선택한 베트남 축구에 내가 가진 축구 인생의 모든 지식과 철학 그리고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의 포부는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준우승을 거머쥐는 이변을 만들었고 그때부터 베트남 축구는 새로운 결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잇따른 선전으로 박 감독의 리더십과 동기부여 기술이 관심을 받고 있다. 전임 응우옌 후이 탕 감독이 태국에 0대 3으로 패하면서 경질된 이후 달라진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선전에는 박 감독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 이유로는 박 감독이 전하는 선수들과의 눈높이 교감과 강력한 동기부여가 꼽힌다. 

지난 1월 AFC 준우승 이후 박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흔히 베트남 선수의 체력이 약하다고 하는데 내가 볼 때 전혀 약하지 않다. 그래서 체력이 강하다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동기부여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접근했다”고 성공 비결을 전했다. 또 강도 높은 훈련에 힘들어하는 선수들에게는 “너희가 입고 있는 경기복, 신발, 입고 먹고 마시는 것까지 어느 하나 국민의 피와 땀이 아닌 것이 없다. 힘들 땐 가슴팍의 ‘금성홍기’를 봐라”고 압박하면서도 “넘어지고 쓰러져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하는 큰 배포를 보였다. 

책 『의욕의 기술』의 저자 제이슨 워맥은 “사람은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멘토를 만나면, 힘을 받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빨리,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체력이 약하다고 지적받아 온 베트남 선수들은 자신들의 체력에 문제가 없다고 격려하고, 또 심장이 터져라 뛰어야할 이유를 제시하면서 그에 따른 막중한 압박감은 자신에게 돌리는 박 감독을 멘토로 받아들이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수를 향한 박 감독의 진심어린 교감도 성공 이유로 꼽힌다. 앞서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듯하다”며 “선수들과 말 대신 스킨십으로 친근감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6강전이 치러지던 지난 21일에는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 딘트 트롱(Dinh Trong)이 자신의 SNS에 박항서 감독이 마사지 기계를 들고 발 마사지를 해주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함께 “선수를 극진히 사랑하는 감독님”이란 글을 올려 화제를 낳기도 했다. 

동기유발 전문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책 『동기부여 불변의 법칙』에서 “온 마음으로 관심을 쏟는 것보다 더한 칭찬은 없다. 인간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때 신체의 변화를 겪는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진다”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인이 가치 있고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할 때 자존심도 높아지고, 자신감도 커진다”고 말했다. 해야 하는 일만 하는 감독이 아닌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는 박 감독의 온 마음 다한 관심으로 인해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의 자신감이 높아지는 결실을 맺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7일 우즈베키스탄과 치른 8강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29일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열띤 승부를 남겨두고 있다. 군 면제라는 강력한 동기부여로 무장한 한국 대표팀과 박 감독이 불어넣은 동기부여로 충만한 베트남 대표팀 중 어느 팀이 승기를 거머쥘지 격전의 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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